금융위기후폭풍, 건설·부동산경기 강타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8.10.16 15:47

부동산 실물가치 하락, 민간건설경기 급속 위축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건설·부동산경기에 타격을 주고 있다.

실물가치 본격적인 하락과 대거 착공 연기에 따른 민간건설경기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것.

실제로 부동산시장 침체로 아파트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탄탄한 수요층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이어오던 오피스마저 투자수요가 급감하면서 하락세로 반전됐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수반되는 대규모 건설·부동산개발사업의 경우 자금 유입이 끊기면서 착공이 대거 지연되고 있다.

◇실물가치 하락세로 돌아서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인한 실물가치의 하락세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미 시작됐고 최근 들어 금리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세가 심화되고 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심리적 지지선이던 9억원이 붕괴되는가 하면 올 상반기 강세를 보였던 서울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아파트들도 약세로 돌아섰다. 경기도 용인, 분당 등 '경부축'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오피스마저 금융위기의 여파로 투자수요가 위축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매각이 완료된 극동빌딩은 당초 희망 매각대금이 3880억~4000억원대였지만 3250억원에 매각되는데 그쳤다. 또 미래에셋생명 마포사옥은 희망 매각대금이 1400억원대였지만 희망 매입금액이 1100억원대에 불과해 매각이 무산됐다.

앞으로 자금 및 금리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오피스 매물이 쏟아질 경우 추가적인 가격 하락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착공 및 운영단계에 있는 민자도로도 가격 하락세가 예상된다.

현재 지분매각이 진행중인 A민자도로는 금융시장 악화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가격이 하락할 전망이다. 만약 주무관청이 통행료 인하 등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할 경우 추가 하락도 점쳐지고 있다.

경기도가 지분매각을 추진하던 제3경인고속도로도 금융권의 참여가 전무해 입찰이 무효가 됐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있는 이 사업에 금융권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은 민자도로 가치의 하락세가 예상되면서 가격을 가늠할 수 없었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경기가 디플레이션 조짐을 보이면서 실물자산 가치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들 실물자산의 경우 실수요도 있지만 대부분 투자수요라는 점에서 가격 하락세가 가져올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건축 경기 급속 침체

건설·부동산시장에 닥친 또 하나의 금융위기 후폭풍은 민간건설경기의 급속한 침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건설수주는 대형 공공공사와 플랜트 공사의 증가로 토목이 전년 동월대비 69.2% 증가했지만, 민간 건축수주는 최근 3년동안 가장 낮은 2조8896억원(전년 동월대비 42.9%감소)으로 크게 부진했다. 1~8월까지 민간건축 누적 수주도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0%가 줄었다.

민간건축수주의 감소는 신규 아파트분양사업의 감소가 결정적인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8월 말까지 전국 주택분양보증 실적(주상복합 제외)은 4만5565가구로 지난 2006년 8월까지 12만 가구, 2007년 8월까지 10만 가구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분양시장의 장기 침체로 건설업체들이 주택공급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으며 내년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민간건설경기를 어렵게 보는 이유중 하나는 금융위기로 PF대출이 막히면서 상당수의 공모형 PF개발사업의 착공이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착공하거나 연내 착공해야 하는 프로젝트들은 판교 알파돔 PFㆍ인천 숭의운동장 PFㆍ남양주별내 메가볼 PFㆍ영등포 교정시설 PFㆍ행당동 도시개발사업 PFㆍ삼암DMC 랜드마크빌딩 PF 등 10건이 넘는다.

이 사업들은 금융권의 신용경색으로 금융약정 체결이 난항을 겪으면서 실시계획 승인과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건설사들이 추진하던 외국인직접투자 개발사업도 미국발 금융위기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두달 전까지만해도 오크트리, 맥쿼리, 리먼브러더스 등과 투자협약체결 직전까지 갔던 프로젝트들이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부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송현~불로ㆍ안양~성남 민자도로와 광명ㆍ우이~신설 경전철 등도 금융약정이 장기화되면서 연내 착공이 불투명해졌다.

현준식 GS건설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융위기는 건설업체의 자금난 가중, 민간 주택·개발사업 위축과 중단 등 건설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건설업계는 수주·매출 확대 전략과 함께 불황기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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