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75弗시대… 석유업계 '고난의 행군'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08.10.16 08:34

금융위기까지 겹쳐 자금난 대규모 채굴 프로젝트 수정 불가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금융위기로 국제유가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급기야 75달러선 아래로 내려가며 유가는 올 여름 고점대비 4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따라 원유를 채굴해 파는 석유업체의 전망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09달러(5.2%) 급락한 74.54달러로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8월31일 이후 처음이다

CNN머니는 '국제유가 75달러 시대'가 가시화되면서 석유업계의 전망은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유가 하락과 더불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로 석유업체들이 대규모 채굴 사업을 위한 자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증명하듯, 이날 뉴욕증시에서 쉐브론, 엑슨모빌 등 정유업체는 12%대 폭락세를 연출했다.

◇'75달러 시대'...업계는 울상

IHS 캠브리지 에너지 리서치의 리처드 워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향후 10~20년간 유가가 평균적으로 100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은 다시 조정될 필요가 있다"라며 유가 75달러 시대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석유업체들은 대규모 채굴은 오늘의 유가 보다 향후 유가 전망에 따라 결정되는 장기적 안목의 투자 사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일부 심해 석유 시추 사업은 10~20년에 걸쳐 진행되며 심지어 캐나다의 오일샌드로부터 원유를 추출해 내는 작업에는 40년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따라서 유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석유업계는 새로운 채굴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진행중인 사업을 유지하기도 벅차다는 설명이다.

워드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6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경우 생산비용이 높은 오일샌드 사업은 대부분 정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가의 지속적 하락에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 2위 석유업체 쉐브론의 대변인은 "우리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유지할 것"이라며 "현재 사업 계획을 수정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영국 정유업체인 로얄더치셀의 대변인은 "지금은 자숙해야 할 시기"라며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기로 자금줄도 말라

유가의 지속적 하락과 함께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금융위기도 업계의 발목을 잡고있다.

그렉 스트링험 캐나다 석유생산협회 대변인은 "자금시장이 경색되며 업계가 대규모 채굴 사업을 벌일 만한 자금을 모으기가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세계 각국이 위기 해결을 위한 공조에 나서면서 신용시장 경색도 다소 완화되는 듯한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자금을 조달하기는 여전히 버겁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게다가 원자재가와 노동비용 상승도 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IHS/CERA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시추 사업에 대한 자본 비용은 평균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철강가의 급격한 상승이 비용 증가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