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모유수유, 이런 경우 가능?

안현경 관동의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 | 2008.10.18 11:48

[제일병원과 함께하는 엄마.아빠 프로젝트<26>]

엄마 젖을 먹이는 것은 아이와 산모의 건강뿐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모유수유의 장점들이 많이 홍보되고 모유 수유에 대한 산전 교육이 활성화 되면서 우리나라에서 모유 수유를 시도하는 비율은 약 90%(제일병원에서 산모들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2005)로 예전에 비해 상당히 늘어났다. 하지만 완전모유 수유율은 여전히 40%이하로 보고되고 있다.

결국 모유수유의 장점을 알고 모유 수유를 계획하는 약 절반의 산모에서 그 시도가 중단된다. 중단의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수유중 약물복용이다. 하지만 수유중 금기가 되는 약물은 실제로 많지 않다. 대부분의 약물이 모유수유 시 신생아의 건강에 큰 해가 없음에도 불구 산모 자신, 심지어는 의료진들도 수유 중 약물 복용에 대해 과도한 우려로 모유수유의 중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약 복용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약을 복용하지 않고 증상을 해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다. 가령 코가 막힐 때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근육통이 있는 경우 마사지를 받거나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약물 복용이 불가피 하다면 의료진은 가능하면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선택한다. 경구용보다는 흡입용을 선택하는 방법 등을 택하면 된다.

그리고 약물의 선택시 아기에게 부작용이 적다고 잘 알려진 약, 반감기가 짧은 약 그리고 모유로 분비되는 양이 적은 약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약을 처방받은 수유부는 가능하면 수유 직후에 하거나 아기가 긴 잠을 자기 전 수유 후 복용하면 모유 내 약물축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당뇨병에 의해 인슐린이나 경구용 혈당 강하제를 사용이 불가피한 경우를 예를 들어보면, 인슐린은 분자량이 커서 모유로 분비가 거의 되지 않으며, 경구용 혈당 강하제 역시 아이에게 큰 영향이 없고 오히려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 아기가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든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모유수유를 중단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른 예로, 고혈압약을 복용해야 하는 산모의 경우 역시 약제를 적절히 사용하며 수유가 가능하다. 프로프라노롤(propranolol)이나 하이드로클로로타이아자이드(Hydrochorothiazide)등은 비교적 안전하게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는 약제들이다.

또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앓고 있는 산모라도 항 갑상선제를 복용하면서 모유수유가 가능하고, 결핵을 진단받은 경우라도 약을 복용한지 2주가 지났다면 전염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직접 수유가 가능하다. 이 경우 수유부에 우선 선택되는 결핵 약이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하면 문제없이 수유가 가능하다. 간질을 앓고 있는 산모라도 항 간질제를 복용하면서 안전하게 모유 수유가 가능하다. 특히 흔하게 앓게 되는 감기의 경우 물론 대증적인 치료가 우선이지만 증상이 쉽게 없어지지 않는 경우 약물을 처방 받아 복용할 수 있다.

백신 접종도 가능하다. 임신 중에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권유받은 것이 있다면(예를 들어 B형 간염, 풍진, 수두 등…) 수유 중에 예방접종을 하도록 하자.

요약하면, 약을 꼭 복용해야 하는 질환이 있음에도 불구 젖을 먹이기 위해서 질병을 방치하거나 오히려 반대로 약을 먹기 때문에 수유를 할 수 없다고 혼자서 결정하는 것은 질병의 치료와 아기의 건강을 위하는 관점에서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주치의나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산모자신 및 아기의 건강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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