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포기… 택배 영업소 "우린 어떡하라고?"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10.21 11:51

동원택배·구 쎄덱스 일선 영업소장들 '영업권 보장·보상 요구'

"본사의 입 발린 소리에 속아 1억원 넘게 손해 봤습니다"

택배업계가 매각과 사업 포기에 따른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업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동원택배와 한진으로 매각된 구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쎄덱스)의 일선 영업소들이 영업권 보장과 보상 등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구 쎄덱스 영업소 "신세계-한진 일방적 매각, 파리목숨 됐다"

쎄덱스는 지난 9일 한진드림익스프레스(이하 한덱스)로 사명을 바꾸고 등기이사들도 석태수 한진 대표, 조원태 대한항공 상무 등 한진 인사들로 바뀌었지만 내부적으로는 결합이 안된 상태이다. 택배영업의 핏줄인 영업소들의 반발이 심하다.

일선 영업소장들은 "그간 희생하며 영업망을 닦아온 우리에겐 한 마디 말없이 신세계와 한진이 일방적으로 매각협상을 맺었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지난 12일 전남 광주에서 대규모 시위를 한데 이어 19일 서울에서 영업소 총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보상과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신세계만 믿으라고 해서 영업소마다 1억~2억원씩 손해 보며 장사를 해왔는데 이제와 파리 목숨이 됐다"며 "한진도 기존의 수수료 수준을 얼마간 만이라도 문서로 보장해주는 게 없어 암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대위는 15일 오전 한진 측과 대전터미널에서 사업설명회 형식의 협의를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한진 측은 "기존의 영업소를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우리로서도 좋다"며 "단순 법인 통합보다는 신세계와의 전략적 제휴가 인수의 주 목적이기에 있던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수수료 수준이 구 쎄덱스가 한진보다 나은 조건이라 장기적으로 한진의 가이드 라인에 맞출 경우 기존 쎄덱스 영업소들은 물량 이탈을 피할 수 없어 당분간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비대위는 이달말에만 58개 영업소들의 계약이 만료되는 만큼 신세계와 맺은 기존 영업조건을 최대한 유지해달라고 한진측에 요구하고 있다. 신세계와 한진은 기존 영업망을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건으로 인수협상을 맺었다.

다만 업계는 한진의 경우 신세계와 협력이라는 전략적 목표가 분명한 만큼 주인이 바뀌면서 생긴 초기 진통을 극복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동원택배 영업소 "갈데도 없어"

동원택배의 사정은 더 심하다. 회사 측이 지난달 중순 돌연 사업 정리 의사를 밟히면서 190여개 영업소들이 오갈 데 없게 됐다.

이들도 비대위를 결성하고 소송을 준비하는 한편 서울 서초구 동원그룹 사옥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갖가지 대응을 벌이고 있다.

동원택배의 한 지역센터장은 "지난 여름에 센터까지 옮기고 계속 투자를 해왔는데 1달 만에 문을 닫아 큰 손해를 입었다"며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 받아주는 곳도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창 대기업들이 택배업계에 진출할 때만 해도 영업소들의 몸값이 높았지만 지금은 다른 업체로 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동원택배는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다. 애초 '빅4'(대한통운, 현대택배, CJ GLS, 한진)에 비해 물량이 1/5 수준 밖에 안 되는데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주요 화주들마저 대형 택배업체로 발길을 돌렸다. 본사 직원들은 대부분 동원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고 최소한의 인력만 남아 채권채무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