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 금식? 무슬림 국제결혼 미화논란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8.10.16 09:36

KBS 2TV '인간극장'에 이어 1TV '러브인아시아'가 출연자의 사연을 미화시켰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러브인아시아'는 외국인 근로자 가족과 국제결혼 이민자들의 감동 휴먼 스토리를 담아낸다는 취지로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지난 14일 방송된 141회에는 음식점 경영의 꿈을 안고 한국을 찾은 방글라데시 남성 H씨와 한국여성 L씨 커플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이날 방송에는 이들 부부가 방글라데시에서 온 10명이 넘는 대가족을 보살피는 모습이 비춰졌다. H씨가 시장을 보는 사이 아이들을 챙기고 마트 문을 여는 L씨의 모습,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를 하고 다 같이 모여 식사를 하는 가족들의 모습 등 소소한 일상 속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었다.

방송후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게시판에는 "방송을 보고 너무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다""개념을 상실한 방송이었다"는 비판 100여개가 줄을 이었다. L씨가 방글라데시인인 대가족에 둘러싸여 이슬람 교리에 따라 생활하는 모습이 고생스러워 보인다는 의견들이다.

한 여성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는 "방글라데시 남편이 10여명이나 되는 식구들 줄줄이 비엔나처럼 다 데려와 L씨가 시중을 들어야 하는데 불쌍해서 어쩌냐"며 논란이 일었다. 일부는 "임신 중인 아내보고 한 달간 라마단 기간이라고 금식하라고 하는데 이게 생지옥이지 뭐냐"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슬람 국가는 1부다처제를 실시하고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이라는 종교적 기간에 금식을 한다.

프로그램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올린 안기철씨(ID:mostor)도 "현재 무슬림도 아닌 L씨가 임신해 순대를 먹은 게 왜 잘못이냐. 방송에 나온 이씨의 모습은 왠지 지쳐보이고 가족들에게 시달리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현재 외국인노동자는 부모님만 한국으로 불러올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합법적인 체류기간은 3년인데 어떻게 10명이 넘는 친척들이 한국에 5년 넘게 있을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었다. H씨의 국적과 불법체류 여부를 물으며 "H씨를 서울출입국관리소에 신고했다"는 과격한 반응도 나왔다.


최근 몇년새 불거진 아시아계 불법체류자의 범죄 등으로 야기된 제노포비아가 투영된 듯한 격한 반응들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재외국민이 야기시키는 문제점을 덮어두고 국제결혼이민자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에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부아시아 남자들에게 사기 결혼을 당한 피해사례가 많은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미화시켜 방송하는 세태에 우려를 표하는 이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국수주의 인종차별주의자에는 반대하지만, 1부 다처제에 무슬림 국가를 옹호하는 것은 잘못됐다. 인권, 인도주의를 떠나 한국국적을 얻기 위해 이혼녀와 장애인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을 좋게 묘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난의 화살을 이 프로그램에 돌리기도 했다.

'러브인아시아'의 유희원 PD는 "H씨의 주민등록증을 다 확인했는데 분명 한국 사람이고, 가족들 중에도 불법체류자는 한명도 없다. 이들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한국에 온 사람들이다"고 못박았다.

이어 "L씨도 물론 첫번째 부인이다. 한국인인 하빌이 1부1처제를 어기고 여러 명의 부인을 거느린다면 국내법을 위반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가족들을 만나봤는데, H씨 부부는 10년 째 행복하게 살고 있어 한국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결혼이라고 볼 수 없다. H씨가 L씨에게 라마단을 노골적으로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L씨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결혼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유 PD는 "방글라데시가 못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갖는 것이다. 만약 하빌이 미국 등 선진국 사람이 이었다면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겠느냐"라며 "이슬람 문화가 이해가 안된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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