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증가율 '뚝'… 정부, 대응체제 구축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10.15 16:41

지난 10일까지 190억弗 무역적자, 1997년보다 악화 가능성

수출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수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위기가 수출 등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전이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대응체제 구축에 나섰다.

15일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1∼9월의 평균 수출 증가율 22.9%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월별 증가율로 따지면 지난 1월(14.9%) 이후 최저치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대한 수출도 증가율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으로의 수출(신고수리 기준)은 81억238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1∼8월 평균 증가율 26.9%에서 크게 낮아진 것.

이달 들어 14일까지 수출 증가율은 둔화된 반면 수입은 유가 하락에도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이 월초에 몰린 바람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다만 정부는 이달 평균 원유 도입단가가 배럴당 95달러로 지난달보다 20달러 정도 하락해 무역수지는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유가가 10달러 하락하면 무역수지는 연간 40억∼50억달러 정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반도체와 컴퓨터 등을 제외하고는 수출이 아직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어 이달 무역수지 흑자 전환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의 무역수지 적자는 190억달러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 이달부터 3개월동안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인다 해도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 84억달러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락으로 인한 달러 선물시장 불안으로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판매가 지난 14일 중단되는 등 수출 여건도 여의치 않다.

정부 당국자는 "환변동보험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고 해서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하루속히 금융시장이 안정돼야 수출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까지 타격을 미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지경부는 이달 들어 무역과 외국인투자, 기업 애로 등 10개 분야별로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파급 상황을 점검하는 '실물경제위기 대응체제'를 가동했다.

이와 관련,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지난 9일 주요 수출 관련 업종 협회들과 수출입동향 점검회의를 갖고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불요불급한 수입은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재훈 제2차관도 지난 13일 반월공단을 방문해 수출기업 간담회를 가졌다.

이와 함께 권태균 무역투자실장을 주축으로 관계 공무원과 수출 지원기관, 협회 관계자들이 모여 수시로 수출입 상황 점검 회의를 갖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올 4분기 들어 선진국의 경기 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적인 경기 둔화 외에도 환율 급등락이 수출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이에 대한 대응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