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단독인수 추진..운명의 공은 산은에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진상현 기자, 기성훈 기자 | 2008.10.14 19:34
포스코가 GS그룹의 결별 선언에도 대우조선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포스코에 대해 단독 컨소시엄으로의 변경을 승인해 준다는 전제하에서다. 운명의 공은 산업은행으로 넘어간 셈이다.

포스코는 14일 아침 이사회를 열고 단독 컨소시엄 형태로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키로 결의했다.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은 이날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처음부터 단독으로 인수를 추진했고 단독으로 추진할 준비가 완료돼 있다"며 "적절한 절차에 따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GS의 불참 배경에 대해, "(인수 희망 가격) 합의를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시간 때문에 포스코가 생각한 가격을 써 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임병용 GS홀딩스 부사장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99% 합의가 이뤄졌으며 (GS와 포스코의 결별은) 오로지 딱 한 가지 '가격' 때문"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GS가 입찰 마감 전에 컨소시엄에서 빠진 것이냐에 대해서는 다소 견해가 갈렸다. 마감 전에 컨소시엄에서 빠졌다면 포스코가 GS와의 컨소시엄을 전제로 낸 본 입찰 제안서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담겼다는 의미가 된다.

임 부사장은 "본입찰 서류 마감 시한(13일 오후 3시) 두 시간 정도 전까지 마라톤 협상을 했으나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협상 결렬 직후 포스코측에 불참을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의 이 부사장은 "컨소시엄의 대표사인 포스코가 동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찰 서류 접수 당시 GS와의 컨소시엄은 유지됐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사장은 "컨소시엄은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대한 판단은 산은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측은 단독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하더라도 GS와의 전격적인 공동 컨소시엄 구성 전까지 단독 입찰을 준비해온 만큼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입찰에 함께 참여한 한화그룹은 산은이 포스코의 단독참여를 인정하거나 이번 본 입찰을 유찰시킬 경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서 진통이 예상된다.

포스코와 한화그룹, 현대중공업 등 3개 후보가 적어낸 인수가격이 산은의 판단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가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내 포스코에 입찰 자격을 주느냐 마느냐가 사실상 인수전의 승자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논리다.

각 인수후보가 제시한 정확한 가격대가 나오지 않아 확인은 되지 않고 있지만 포스코가 상당히 공격적인 가격을 적어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GS의 임 부사장은 이와 관련, "포스코는 '매우' 공격적인 가격을, GS는 '합리적'이면서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고 말했고, 포스코의 이 부사장도 "포스코가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대우조선의 가치 평가를 높게 본 것"이라며 크게 부인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이날 온종일 포스코의 입찰 자격 부여 문제를 놓고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르면 내일 중 검토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매각절차의 진행을 위해 법무법인을 통해 엄밀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그러나 이번 일로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일단 두개의 후보가 들어가 있는 만큼 (포스코 입찰과 관련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그 일정은 아직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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