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불붙인' 증시 얼마나 더?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0.14 17:27

3가지 극명히 다른 관점 나와

코스피지수가 6.14% 급등하며 1360선을 회복했다.
지수 상승률이 2002년 2월14일(7.64%) 이후 최고치며 상승폭(79.19포인트) 또한 연중 최고이자 역대 3위의 기록이다.

전날 다우, 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11%대의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하고,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가 +14.15%, 토픽스지수가 +13.73%라는 사상 최대 상승률을 보인 영향을 받았다.

전업종이 급등했고 코스피200 종목에서 극히 일부 종목을 빼고는 상승세를 펼쳤다.
STX엔진이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두산인프라코어도 상한가에 동참하는 등 기계업종 상승률이 10%를 넘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주 4인방까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장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미증시 상승률에 비하면 코스피지수의 상승세는 미흡하다.
지난 10일 저점부터 종가까지의 낙폭 만회분에 전날(13일)과 이날(14일) 상승분을 단순 합산한 수치가 15%에 미치지 않는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이날 2∼3%만 추가로 상승하면 사흘간의 상승폭이 20%를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날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이 694조4730억원으로 지난 이틀간 64조원 불어났는데 미증시 상승세가 지속되고 코스피지수가 15일 추가상승할 경우 700조원 회복이 가능하다.

글로벌 증시 곳곳에서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등세가 연출되고 코스피증시도 완연한 추세반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시장 관점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무제한의 유동성 공급조치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라는 펀더멘털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비관론을 뒷받침하는 핵심이다.

그동안의 주가 및 주택가격 급락에 실업률 증가와 축소된 은행대출 등으로 인해 민간 소비가 감소할 것이고 기업실적도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주가가 폭등해봤자 베어마켓 랠리의 한계를 지녔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전날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내놓은 대책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자본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된 것은 물론 시장가격 형성 기능까지 혼란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조치가 "엄청난 도박"(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고 "시장의 모럴해저드가 선진국 정부의 모럴해저드로 나가고 있다"(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시장주의, 자본주의가 대폭 후퇴한 것은 맞다. 그러나 시장이 온통 비관론에 휩싸여 주가가 끝모를 급락세를 일관하는 상황에서 정석 대응이 먹히지 않았기 때문에 비상식적인 대책이 나온 것이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살고 보자는 게 이번 글로벌 공조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무제한적 유동성 공급까지 발표된 뒤 비로서 주가 급락세가 진정되고 급등세로 반전되는 것을 확인했다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주가가 사상 유례없는 폭등세를 보여도 베어마켓 랠리라는 한계를 벗겨내지 못하고 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말 주가가 저점을 기록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추세상승으로까지 보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IMF 외환위기와 같은 국가부도사태가 아니라면 PBR(주당순자산배율)이 1.0 이하로 떨어진 수준은 저가임에 틀림없지만 아직도 불안한 요소가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1500선 이상으로는 전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조익재 HI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워낙 강력한 대책이 나옴에 따라 주가가 단기 저점을 찍었다고 보지만 워낙 예측 불가능한 장세이고 내년 상반기까지 펀더멘털이 하강국면이기 때문에 베어마켓랠리 이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IMF 때 주가가 70% 떨어진 경험에 비추어 코스피지수 저점이 700∼800대까지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과거 경험에 너무 의존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MF경험이 있고 실물 문제가 우려되는게 사실이기 때문에 1180선조차 저점으로 보지 못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니나 위기대응의 문제에 있어서 정책과 관련된 액션이 당시와는 다르다"면서 "시장 분위기가 큰 상처를 받았고 심리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비관적인 시각은 구성의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격메리트와 유동성 공급이 장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같은 강력한 지수 상승국면은 추세반전의 정상적인 단계로써 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190∼195선(코스피지수 환산시 1450∼1500선)까지 오른 뒤 경기가 악화국면으로 치달으면 아주 지루한 하락장세가 시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려와 달리 추세반전이 시작됐다는 가장 강력한 낙관론도 빼놓을 수 없는 시점이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선행지수가 11월 전후로 저점을 칠 것으로 보이고 펀더멘털도 내년 2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풍부한 유동성과 심리호전을 바탕으로 한 증시 추세반전이 이미 시작된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베어마켓 랠리가 아니라 다시 사상최고치(2085선)를 돌파하는 대세상승장이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코스피지수 저점(1178.51)조차 바닥이 아니고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부류와 일단 바닥은 나왔지만 1500선 이상의 상승이 아닌 베어마켓 랠리라는 시각, 그리고 추세반전이 시작됐다는 전망 등 3가지로 현재 시장 분석이 나뉘고 있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고 과거 어떠한 경험과 잣대가 통용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어느 쪽의 전망이 맞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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