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은행, 국가 신용마저 흔든다

더벨 김동희 기자 | 2008.10.14 17:04

은행 지원 가능성 반영 정부 CDS 프리미엄 급등..태국보다 높아

이 기사는 10월14일(17: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들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정부의 신용마저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이후 급속히 상승한 외평채 가산금리와 신용파산스왑(CDS) 프리미엄 급등의 이면에는 국내 은행들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길기모 연구위원은 14일 '변곡점에 선 회사채 시장'보고서에서 "은행의 신용이슈가 국가 신용도에 진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은행에 대한 정부 지원'은 대한민국의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기관이 무디스와 S&P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은행의 신용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의 자산성장과 신용팽창을 이끌었던 건설 부동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이 불확실성만 높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우려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투자자산에 대한 저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CDS 프리미엄 '급등'...한국물 저평가 '심화'

실제로 한국물 CDS는 리먼 사태 이후 급등,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 비해서도 크게 높아졌다. 13일 현재 정부의 CDS 프리미엄은 315bp로 태국 188bp나 말레이시아 230bp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121bp의 프리미엄이 급등, 대한민국을 우려하는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전달해 주고 있다. 그 동안 대한민국 정부의 CDS는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 비해 높았던 적이 없었다.

CDS 프리미엄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기준이 되는 가산 금리로 기업이나 국가의 신용위험을 측정할 수 있다.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차입금을 줄이고 영업력을 개선하며 기초체력이 튼실해진 기업. 기업들은 이미 은행 신용위기의 유탄으로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등의 불이익을 입고 있다.


현재 'AAA'의 우량 기업 CDS 프리미엄은 은행보다 100bp 가량 낮지만 다른 글로벌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윤영환 길기모 연구위원은 "우리 기업들의 튼튼한 펀더멘탈이 믿음직한 버팀목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건설부동산업관련 부실의 정리가 지연되고 은행의 부담이 확대된다면 국제 금융시장의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실물 경제 전이 위험도 'Up'..."은행의 신용위기 탓"

이미 단기금융시장에서 시작된 자금경색의 범위는 점차 넓어지면서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CP시장의 마비로 일부 건설사와 캐피탈 사의 자금흐름은 위험수위에 근접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은 발행시장과 유통시장이 모두 꽁꽁 얼어붙어 기업의 장기 자금조달 창구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윤영환 연구위원은 "은행과 회사채, CP시장이 서로 얽혀 동시에 기능을 잃는 금융교착(Financial Deadlock)의 가능성이 엿 보인다"며 "성격이 다른 세 신용시장이 균형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신용공급이라는 양적인 측면에만 매진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은행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신용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했지만 회사채 등 대체할 만한 시장 육성은 요원했기 때문. 장기 자금 조달이라는 측면에서 은행을 대체할 수 가장 유력한 후보인 회사채는 은행과의 동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은행의 펀더멘탈이 약해지면서 신용시장에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가 회사채 스프레드의 전면적인 확대로 이어지면서 동조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

지난 2005년 부터 이어진 은행 대전의 후유증으로 예수금 위주의 자금 조달 구조가 급변하면서 은행채 발행이 급증한 영향이다.

윤영환 길기모 연구위원은 "은행의 펀더멘털 약화는 은행의 대출 태도에 영향을 미쳐 결국 중소기업 신용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한 여신회수 자제 요청, 신용공급 확대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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