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돈잔치에서 살아남는 법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0.14 11:01

낙폭과대株 주목…IT·자동차·건설 등 추천

미국발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 각 국이 돈다발을 퍼붓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앙은행은 금융기관에 달러의 무제한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필요한만큼 달러를 찍어 원하는 수준으로 뒷 돈을 대겠다는 소리다.

여기에 미국 재무부는 14일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간, 뱅크오브뉴욕, 스테이트스트리트, 메릴린치 등 9개 금융기관을 1차 구제금융대상 은행으로 발표했다.

씨티와 BOA와 JP모간에 각각 250억달러, 골드만삭스에 100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투입금액 2500억달러의 절반 가량을 9개 금융기관의 주식을 매입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글로벌증시는 환호하고 있다. 실물에 미칠 여파와 폭증한 유동성에 따른 후유증은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증시를 비롯한 죽어가는 금융시장에 가장 강력하고 효과만점인 '돈다발'을 쏟아붇으면서 반등에 대한 심리가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날 새벽 다우지수는 사상 최대폭인 11.1% 폭등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장중 13%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타고 있다. 코스피와 대만지수도 5% 이상 상승하면서 '돈의 향연'을 만끽하고 있다.

이제 선택은 투자자에게 맡겨졌다. 잇따라 세계 각국 정부가 내놓는 정책의 선택보다는 그 정책에 대한 투자자의 선택이 중요한 시점이 됐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가 이같은 글로벌 정책공조의 가시화를 신뢰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을 해야 할 시기"라며 "공은 이제 개별 투자자에게 넘어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상 유례없는 글로벌 공조에 따른 투자자 차원의 대응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김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정부의 정책 대응이 늦어졌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점도 돌이켜 볼 것을 권유했다.

정부 정책을 믿지 못하고 비관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단 믿겠다고 생각하고 증시투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쓸만한 주식을 골라야 한다. 사상 유례없는 조치의 '약발'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에 대한 예측은 로또 6개 번호를 연속으로 한달 이상 적중시키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사상 유례없는 조치가 불러일으킬 파장에 대해서도 향후 관측은 힘들다. 비행기에서 군수물자 보급하듯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달러화가 새끼를 치고, 또다시 새끼를 치는 돈의 승수효과가 일어나면 감당하기 어려운 국면이 찾아올 가능성이 크다.

그같은 우려는 불과 2~3년내 찾아올 수도 있고, 부채를 롤오버 하듯 넘기고 넘기다 보면 긴 세월 뒤에 터져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찾아온 호재는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나중에 부풀려진 유동성이 '빅뱅'을 일으킬지라도 적절한 전략으로 시장에 대처하는 것도 방법 가운데 하나다.

언제까지, 얼마만큼 상승기가 이어질 지는 전문가들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돈폭탄의 효과로 단기간 주식시장의 반등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540선까지 반등은 이뤄질 것으로 본다. 1540선은 김센터장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에 속한 기업들의 주당순이익증가율(EPS)가 제로(0)가 되는 시점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00선 언저리까지는 기술적 반등을 이뤄낸 뒤 실물경제의 추이에 따라 반등과 반락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낙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낙폭이 컸던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라면 반등을 좀더 기다릴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와 반대로 반등을 이용해 낙폭과대 종목들의 비중을 축소하고 최근 하락장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했던 종목으로 갈아타는 전략도 유효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삼성증권 김연구원은 업황이 계속해 바닥권에 머물고 있어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전기전자와 자동차를 주목했다. 아울러 정부정책에 민감한 증권, 건설 업종의 대표주, 경기에 덜 민감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보유해 방어주 성격이 강한 필수소비재의 대표종목도 비중을 확대해야 할 종목군으로 꼽았다.

선택은 투자자의 몫이다. 그러나 엄동설한에 잠깐이나마 찾아온 봄날씨에 재빠르게 대처하는 것도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생존전략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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