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율 어디까지 끌어내릴까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0.13 17:24

원/달러 환율 1238원으로 급락

- 원/달러 환율 1238원으로 급락
- 강장관 "적정환율 1002원" 보고서 인용
- 유가 하락따라 정부 내부 '적정환율' 상향

원/달러 환율이 연 3일 폭락하며 1200원대 초반으로 돌아갔다. 이제 관심은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환율을 끌어내리려 할 것인지다.

그러나 정부의 의중과 상관없이 해외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언제든 환율이 재급등할 가능성이 잠재돼 있어 환율이 올 7월 중순의 1000원선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원 폭락한 123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1395.0원) 이후 3일 연속 급락하며 157원이나 떨어졌다.

지난주말 유럽 국가들이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내년말까지 보증을 서기로 했고, 미국 정부도 금융회사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추가 발표하는 등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대응이 나선 것이 시장의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렸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을 위시해 정부가 대기업들의 달러화 방출을 촉구하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의 대기업이 달러화 매도로 화답했고, 정부 스스로도 적극적인 실개입에 나섰다. 이달부터 경상수지가 개선되면서 달러화 수급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세했다.


무엇보다 시장 스스로 기존 환율 수준이 '오버슈팅'(초과상승) 상태라고 인식한 것이 환율 단기급락의 가장 큰 이유다.

결과적으로 정부로서는 "여기서 오버하면 엄청난 손해를 입을 수 있다"(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9일 중소·벤처기업 최고경영자 오찬간담회)는 경고가 들어맞은 셈이다. 강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13일부터는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관건은 정부가 '적정수준'으로 염두해두고 있는 환율 수준이다. 강 장관은 지난 11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경제연구소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 "민간 연구소에서는 대략 1002원을 (적정환율로)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적 자부심'이 강한 강 장관의 성격상 동의하지 않는 보고서를 인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에서 강 장관 스스로도 '1002원' 안팎을 적정환율로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1000원선은 국제유가가 150달러에 육박하던 지난 7월 중순 정부가 묶어두려한 환율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70달러대로 반토막이 난 지금은 정부가 생각하는 적정환율 수준도 당시에 비해 높아졌을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 고강도 개입이 단행된 지난 7월 정부는 내부적으로 국제유가 수준에 따라 적정환율 수준을 조정했다.

물론 정부가 원하는대로 환율이 더 내려가줄지는 미지수다. 한 외환딜러는 "환율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추가 급락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상승도 하락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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