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 흑자도산, 반드시 막아야"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10.13 07:15

이명박 대통령, 오늘 첫 대국민 라디오 연설

-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것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
- "외환위기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
- "신뢰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건"
- "기업, 금융기관, 정치권, 국민 모두가 제 역할을 해야"
-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일은 국정의 최우선 과제"라며 "조금만 도와주면 살 수 있는 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일은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KBS, MBC 등을 통해 방송된 라디오 연설에서 "한 개의 기업이 무너지면, 그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IMF 위기 때 부도 기업이 5만8000 개였고, 실업자 수가 무려 149만명에 달해 그 고통을 너무나 뼈저리게 경험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기업이 문을 닫아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금융기관을 향해 "금융위기 때는 회사가 제품을 못 팔아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 문을 닫는 경우가 많다"며 "조금만 도와주면 살릴 수 있는 기업은 금융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계 경제는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우리도 내년까지는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비록 어렵다고 해도 IMF 외환위기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불안심리 진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즉각 쓸 수 있는 외환보유고가 2400억 달러로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27배나 많고 올 4/4분기에는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서며, 기업과 금융기관의 체질도 몰라보게 튼튼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던 경험과 자신감이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만큼 지금은 길게 보고, 크게 보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서로 믿지 못하고, 각자 눈앞의 이익을 쫓다 허둥대면, 우리 모두가 패배자가 될 수 있다"며 "신뢰야말로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부터 신중하게 대처하고, 국민 여러분께 있는 사실 그대로 모든 것을 투명하게 알리겠다"며 지금 정부는 국제 금융시장과 국내 경제상황을 일일 점검하면서 적절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고, "4강과의 협력 등 국제적인 정책공조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기업과 정치권, 국민들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기업인은 오늘을 대처하면서도 내일을 보고 경영해야 한다"며 "어려울 때 투자해야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고, 지금은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드는 기업이 애국자"라고 재계에 활발한 투자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또 "에너지를 10%만 절약하면 올해 100억 달러 내외로 예상되는 경상수지 적자를 면할 수 있고 해외소비를 줄이고 국내 소비를 확대하면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는 말로 8분30초 분량의 첫 라디오 연설을 마무리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앞으로 라디오 연설을 통해 중요한 현안 뿐 아니라 작지만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을 가지고 국민들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라디오 연설을 매주 월요일에 정례화 하는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라디오 연설은 국민과의 소통을 더욱 원활히 하고 국민을 섬기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철학과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1933년 3월 12일 루즈벨트 대통령에 의해 첫 방송이 나간 뒤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주례 연설로 정착됐고 부시 대통령은 2000년 취임 이후 1차례도 거르지 않고 매주 라디오 연설을 해오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