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美차업계, 메이저 합병 회오리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김경환 기자 | 2008.10.12 16:31

(상보)GM-크라이슬러 합병 논의… 포드는 일단 독자생존 노력

제너럴 모터스(GM)가 크라이슬러와 합병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번에는 GM이 포드와도 합병을 위해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산 위험에 직면한 미국 자동차 메이저 3사들이 합병의 회오리에 휘말린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일 GM이 크라이슬러와 합병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크라이슬러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1개월 이전부터 GM과 크라이슬러 매각을 위해 접촉해왔으며, 결론을 도출하려면 아직 몇 주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서버러스 캐피털은 지난해 8월 독일 다임러로부터 크라이슬러 지분 80.1%를 74억 달러에 인수했다. 극심한 유동성 위기, 유례없는 판매 감소에 처한 GM이 생존을 위해 합병이라는 승부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GM은 포드와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1일 GM이 최근 포드에 대한 합병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접근했다며 포드는 이에 대해 독자생존의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NYT 역시 GM과 포드의 합병 논의는 결렬됐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대신 경영난을 타개할 자금 마련을 위해 보유중인 일본 마쓰다 자동차 주식을 매각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포드가 보유중인 마쓰다의 주식은 33.4%로 전부를 매각할지 혹은 일부를 매각할 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20%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현시가로 800억엔에 해당한다.

이처럼 독자생존을 선택한 포드와 달리 GM과 크라이슬러의 합병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맞아 미국 자동차 업계의 생존을 위한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합병을 통한 부실 자산 정리, 인원 해고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체들의 대규모 희생을 뜻하는 이같은 자체적인 구조조정은 정부에게 자금 지원의 명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GM과 크라이슬러의 합병은 역사적 사건이다. GM과 크라이슬러 모두 미국 기업 역사의 대표적 상징으로 꼽힌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업계는 경기침체 심화에 따른 자동차 판매 감소로 최악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들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파산보호신청 가능성마저 제기하고 있다.

'빅3'의 차량들이 고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와 고유가가 동시에 겹치면서 고객들이 더이상 '빅 3'가 주력하고 있는 대형 SUV, 픽업트럭 등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차량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유가 시대가 시작되자 미국 고객들은 아시아나 유럽의 소형차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전반적인 자동차 판매 감소 추세와 겹쳐 빅3의 미국 판매는 격감했다.


GM과 크라이슬러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이들 합병 회사는 강력히 성장하고 있는 일본 토요타를 넘어서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이미 GM은 시보레와 캐딜락, 크라이슬러는 지프와 닷지라는 미국을 대표하는 강력힌 자동차 브랜드를 갖고 있다.

그러나 문제도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 GM과 크라이슬러의 합병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막대한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 미국 시장의 자동차 판매는 15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이기 때문에 양사가 합병하더라도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무리한 확장이 오히려 조기 파산보호신청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가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에 따른 미국 자동차 판매 감소로 파산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이날 로버트 슐츠 S&P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거시경제 상황이 턴어라운드에 목을 메고 있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빅3'는 파산보호신청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S&P는 신용위기로 인해 자동차 고객들이 필요한 대출을 제때 얻지 못함에 따라 자동차 산업에 압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전날 GM과 포드의 신용등급이 투자적격 등급보다 6단계나 낮은 'B-'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년 심각한 수요 판매 감소로 추가적으로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S&P는 내년 자동차 수요가 199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슐츠는 빅3가 현금 유동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파산보호신청은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 최후의 수단이지 전략적 결정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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