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13일 오전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긴급 '해외 판매 대책회의'를 열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전 세계 각 권역별 생산·판매 전략을 보고 받은 뒤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한다.
정 회장은 미국 발 금융위기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 해외 판매목표 달성이 불투명해 졌다는 판단에 따라 당초 이 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미국출장을 보류한 채 주요 해외 거점의 생산 및 판매 법인장들을 서울로 불러 들였다.
이번 대책회의에는 미국과 중국, 인도, 터키 등 주요 해외공장의 생산법인장과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중동 등 주요 해외 판매거점의 현지 법인장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들은 정 회장의 부름을 받고 지난주 급거 귀국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을 비롯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신흥시장과 중소형 차를 중심으로 생산 및 판매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지역본부장들이 주로 참석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을 보다 구체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3만3214대)보다 25.4% 줄어든 2만4765대를 판매하는데 그치는 등 실적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 기아차 역시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1만7383대)이 작년에 비해 27.8% 감소했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올해 해외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 회의를 통해 판매 전략에서부터 목표까지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재국 현대차 사장은 지난 10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네시스 쿠페' 신차발표회에서 "미국 등 선진국들의 내년 자동차 수요가 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인도는 물론 신흥시장인 동구, 중동, 아프리카, 러시아, 동남아 등 5개 지역에서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미국시장에 대해 "7월부터 9월까지 파업 여파로 공급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재고가 없어 못 파는 상황으로 앞으로 좋은 실적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 문제에 대해 "환율상승으로 수출 부문만 보면 이득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수요가 위축되는 문제가 있어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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