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회장 항소심..숨막혔던 법정 표정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10.10 17:34

김인국 신부, 김상조 교수-이수빈 회장, 윤종용 상임고문 앞뒤로 앉아 눈길

10일 오전 1시 40분경 서초동 서울고법 앞에는 20여대의 ENG 카메라와 수십대의 스틸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장사진을 친 가운데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흔들리는 걸음으로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 한걸음 한걸음이 좌우로 흔들리는 이 회장은 늘 하던 대로 1층 엘리베이터 검색대 앞에서 검색을 끝내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417호 법정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방청객으로 가득 찼고, 평소와 달리 변호인들이 피고인석에 배석하지 않은 채 재판장 쪽에서부터 시작해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김인주 삼성전자 상담역,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이건희 전 회장, 현명관 전 비서실장 순으로 피고석에 앉았다.

재판이 시작되기 전 이 전 회장은 눈을 감고 상념에 잠겼다. 그 건너편 방청석에서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방청석은 삼성 계열사의 거의 대부분의 CEO들이 모였다고 할 정도로 북적였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비롯해,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이기태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 황창규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임형규 삼성전자 신사업팀 사장, 강호문 삼성전기 사장, 이석재 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 한용외 삼성사회봉사단 사장,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 등 약 30명의 사장단이 선고를 지켜봤다. 이들은 2심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약 50분간의 재판 과정을 지켜봤다.


이에 앞서 재판부가 법정으로 들어서기 전 30대 가량의 한 청년이 피고인석으로 다가가 이건희 전 회장에게 말을 걸자, 근무중이던 경위들이 놀라 이 청년을 저지하기도 했다. 이 청년은 편지 한통을 이 전 회장에게 전했으나 옆에 있던 이완수 변호사가 이를 대신 받고 방청석 쪽으로 내보내기도 했다.

특히 이날 재판에서 눈에 띈 것은 방청석 7번째 줄에 나란히 앉은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 고문의 표정이다. 이수빈 회장의 바로 앞자리인 6번째 줄에는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이, 윤종용 부회장 바로 앞에는 김인국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재단 신부가 각각 자리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재판이 끝난 후 윤 상임고문은 악수를 청하는 다른 계열사 사장들에게 지나가는 소리로 "앞 사람들 때문에 재판 과정 동안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서기석 재판장이 1심 판결을 유지하거나, 면소 판결에 대해 무죄판결의 취지를 설명하자 김상조 교수 등은 허탈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서 부장판사가 삼성의 국가 기여나 이 전 회장의 좋지 않은 건강상태를 설명할 때는 한숨을 크게 내쉬는 등 판결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검 측에서는 윤정석 특검보만이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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