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 살라"..수출대기업 줄줄이 달러 매각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 2008.10.10 15:07

삼성전자 이어 현대차도 1억달러 매각..시장안정 협조 제스처?

정부 당국자들이 "수출 대기업들이 달러를 쌓아두고 있다"고 잇따라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이후 일부 대기업들이 평소보다 많은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적정 수준의 달러를 남겨 놓고 나머지 수출대금은 모두 외환시장에서 원화로 환전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수출대기업들의 설명이지만, 최근 정부의 잇단 압박에 부담을 느껴 '적정수준 달러재고'의 일부를 풀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도 이날 외환시장에 1억달러 규모의 달러를 내다 판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평소에도 수출대금이 들어오면 달러를 원화로 바꿔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파업으로 차질을 빚었던 수출대금 입금이 늘어나면서 달러 매각규모도 평소에 비해 늘어났다"며 "정부가 수출대기업의 달러매각을 유도하고 있는 마당에 굳이 달러를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출대금이 들어오면 그때그때 외환시장에 매각해 수입물품 결제나 하청업체 납품대금 지급 등에 사용할 것"이라며 "다만 보유달러의 매각은 들어오는 수출대금 규모에 따라 늘 유동적"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과 현대차외에 상당수 대기업들도 정부의 직간접적인 압력과 외환시장 불안에 따라 보유달러의 매각 등 시장안정에 협조하는 제스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 측에서 외환시장 불안의 한 요인으로 수출대기업을 주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들이 많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굳이 정부의 오해를 살 필요는 없기 때문에 수출대금이 들어오면 보다 적극적으로 달러를 내달 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지난 9일 정부 측의 '달러 쌓아두기' 시각에 대해 "잉여 외화는 원화로 환전해 국내 설비와 원자재 등의 구매대금, 마케팅비용, 인건비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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