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클럽 펀드 "덩치값 못하네"

임상연 기자, 박성희 기자 | 2008.10.12 13:50

설정액 1조 이상 26개 펀드, 수익률 평균 밑돌아

설정액 1조원 이상의 대형 주식펀드들이 평균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덩치 값’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주식형펀드 전체 순자산이 100조원 밑으로 급감한 것도 이 같은 대형 주식펀드들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12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전체 주식형펀드(933개, 사모펀드 및 ETF 제외, 10월 9일 기준) 중 설정액이 1조원 이상인 대형 주식펀드는 국내 16개, 해외 10개로 총 26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증시침체에도 불구하고 대형 주식펀드는 연초대비 3개나 늘었다. 국내는 2개, 해외는 1개가 각각 증가했다. 이와 관련 신건국 한국펀드평가 과장은 “올 들어 증시는 계속 하락했지만 적립식 투자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대형 펀드가 속속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숫자는 늘었지만 실속은 별로였다. 대형 주식형펀드 대부분이 평균 이하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 국내의 경우 16개 대형 주식펀드 중 10개가 평균수익률(-30.89%)을 밑돌았고, 해외도 10개중 7개가 평균 이하의 실적(-42.93%)을 기록했다.

펀드별로는 그나마 삼성그룹주 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큰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주식 1(A)'는 올들어 -21.63%의 수익률로 덩치 값을 했다. 삼성전자와 에스원과 삼성화재 등 삼성그룹주 펀드를 구성하는 종목 대부분이 해당 업종의 선두주자다.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 2'(-30.56%)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30.63%), '미래에셋솔로몬주식 1'(-30.79%)'도 삼성그룹주펀드와는 다소 수익률 격차를 보이면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을 웃돌았다. 대표적인 가치주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30.88%)은 겨우 평균에 턱걸이했다.

반면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 1'(-33.54%), '칸서스하베스트적립식주식 1'(-33.1%), 'KTB마켓스타주식_A'%(-31.42%)는 평균에 못 미쳤다.


해외 대형펀드 10개 가운데 평균을 웃돈 펀드는 '슈로더브릭스주식형' 시리즈 3개에 불과했다.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가 -39.71%로 그나마 가장 선방한 반면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은 -55.44%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대형 주식펀드의 부진은 주식형펀드 전체 순자산 감소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9일 현재 26개 대형 주식펀드의 설정액은 59조4624억원으로 전체 설정액(133조2933억원)의 44.6%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증시침체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대형 주식펀드의 순자산(NAV)은 38조6073억원을 기록 중이다. 설정액(투자원금)의 35.1%가 사라진 셈이다.

반면 대형 주식펀드를 제외한 나머지 907개 펀드의 순자산은 48조5986억원으로 설정액 대비 34.2% 감소해 대형 주식펀드보다 감소폭이 작았다.

업계관계자는 “대형 주식펀드는 26개에 불과하지만 전체 설정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이들 펀드의 실적에 따라 전체 주식형펀드 순자산 규모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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