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자기…깡통주식이라도 팔아주세요"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08.10.10 10:59

장중 1200무너지자 투자자들 '패닉'…일부 신규매수

"이제 정말 자포자기예요."

코스피지수가 장중 1200선 마저 깨진 10일 오전. 각 증권사 지점엔 이제는 희망이 없는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푸념 섞인 전화가 폭주했다.

강남의 한 증권사 지점장은 "이성적으로는 도무지 말이 안되게 떨어졌다고 다들 생각하지만 워낙 여기저기 불안한 얘기들이 많이 들리면서 이제는 더 손해 보기 전에 팔겠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때 마다 '좀 더 기다려보자'며 손절매 타이밍을 미룬 채 관망만 하던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돌아서고 있다는 얘기다.

15년째 신촌 대학가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 김모씨(58세)는 "피눈물나죠. 누군 지금 팔고 싶어서 파나요. 돈 쓸 데는 많고 도무지 장사로는 돈이 안들어오고…. 임대료만 겨우 낼 뿐 지금 제 인건비도 안나와요. 깡통 주식이라도 팔아야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잠실의 한 증권사 지점장은 요즘 투자자들에게 펀드 손실을 어떻게 고지해야 할 지 고민하느라 밤 잠을 설친다. 펀드 기초자산 급락으로 고객들의 원금이 고스란히 떼일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그는 "상반기에 주가연계펀드(ELF)가 인기를 끌면서 고객들에게 많이 추천했다"며 "대부분 기초자산이 코스피200과 홍콩H지수인 ELF인데 그 때는 당연히 기초자산이 50% 이상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믿었었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1400, 1300 때 까지만 해도 '좀 더 지켜보자, 조금 기다리면 지금 보다는 나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고객들을 설득했는데, 1200도 깨진 상황에서 이제는 염치가 없어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개인들은 신규로 주식 매수에 뛰어들고 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지금까지 주식 투자를 안했거나 한동안 손을 털었던 개인들 위주로 주식 매수 문의가 간간이 있다"며 "여유 자금이 있고 장기 투자를 고려하는 개인들은 오히려 지금을 좋은 기회로 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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