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뒤늦은 애널리스트 윤리강령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8.10.09 14:05
"윤리강령도 없이 자격증 제도부터 도입하자고 한 건가요?"

9일 증권업협회가 애널리스트 윤리강령을 제정했다는 소식은 두 가지 측면에서 다소 당황스러웠다는 평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증협에 등록한 지 올해로 4년째인 데 이제서야 윤리강령이 제정된다는 사실과 자격시험 도입 건이 이보다 앞서 논의됐다는 점입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004년부터 증권업협회에 등록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선언적인 윤리강령은 없었다고 합니다.

증협 관계자는 "협회 차원에서는 증권사 영업행위에 관한 규정만 있었고, 윤리강령은 각사에서 자율적으로 정한 것에 따라왔다"며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자질 논란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선언적인 윤리강령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뒷북'이라는 반응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돈이 오가는 증권가에 종사하면서 투자자에게 영향을 주는 일을 한다면 윤리 의식은 기본"이라며 "실효가 크고 작고를 떠나 명색이 협회인데 윤리강령이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윤리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실제로 자산운용협회는 출범 초기부터 윤리강령을 마련해 뒤늦게 윤리강령을 제정한 증협과 대조를 이룹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출범 초기에는 선언적인 내용으로 간단한 강령이 마련돼 있던 것을 지난해 강화해 재정비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애널리스트 자격증 제도 도입을 앞두고 증협이 뒤늦게 윤리강령 제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증협은 금융위원회 등과 논의해 내년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자격증 제도 도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애널리스트 자격증 제도가 사실상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협회의 주머니만 채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며 "억측을 피하고 애널리스트들의 자질 강화라는 대의 명제를 수행하려면 기본적인 것부터 빠뜨리지 말고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어쨌든 윤리강령이 제정됐다고 합니다. 애널리스트들이 도덕성과 실력을 겸비한 증권가의 '꽃'으로 다시 한번 인정받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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