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떠밀려 인하…韓, 공조체제 왕따?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8.10.09 11:43

"한은 어정쩡한 태도로 국가신뢰 하락 우려"

한국이 글로벌 공조체제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어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지만 결정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노출시켰다는 게 시장 평가다. 혼선을 자초하는 메시지, 우유부단한 태도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전날 한은 내부에서조차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전날 세계 각국이 금리를 인하했고, 한은은 이에 영향을 받아 금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정 과정을 지켜보면서 씁쓸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곧 한국이 글로벌 공조에서 소외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한은은 당초 원/달러환율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등을 우려해 금리동결 쪽을 선호했으나 글로벌 금리인하라는 전격적인 결정 소식을 듣고 뒤늦게 부랴부랴 인하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대형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이는 겉모습으로 본다면 글로벌 공조체제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뒤따라가는 것일 뿐"이라며 "금융·실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공조체제는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동될 것인데, 우리만 계속 공조체제에서 소외될 경우 신용평가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은의 애매모호하고 소극적인 조치는 금융정책 당국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글로벌 공황(패닉)에 대한 공포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정책 결정을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꾸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다른 증권사 투자전략부장은 "확대해석해 보면, 한은은 결국 '욕을 먹지 않으려고' 인하한 꼴이 됐다"며 "선제적 대응을 통해 시장 우려를 잠재우고 유동성 확대에 나서야 하는 때에 인플레이션 등을 거론하며 꽁무니를 뺐고, 그럼에도 결국 인하하는 어정쩡한 모습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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