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더 마켓]국제 금리인하 공조, 효과는?

고진성 미 파인리지모기지뱅크 대표 | 2008.10.09 12:44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국 중앙은행 등 7개 주요 중앙은행들이 8일 공조하여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였다.

이처럼 여러나라들이 공조하여 동시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전례없는 조치이다. 그만큼 미국 모기지시장에서 비롯되어 유럽 및 세계 전지역으로 전염되고 있는 금융위기의 현실이 화급한 상태라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이러한 금리인하조치는 며칠전부터 예견되었던 것이었다. 특히 어제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하면서 더욱 기정사실화됐고 시기만 저울질하는 상황이었다.

막상 금리인하가 이루어지자 다우지수는 한때 200포인트까지 상승하였으나 결국 189포인트(2%)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이는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아무리 함께 공조하여 금리를 인하시킨다 하여도 이는 상징적인 제스추어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시장측의 생각을 반영한다.

어찌보면 연준의 금리인하조치가 시장참가자들로 하여금 경기침체(Recession)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새삼스럽게 깨닫도록 만들어준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연준은 이번 인하조치를 통하여 시중 이자율을 낮추면 소비자와 기업들의 소비와 투자가 진작되어 경기침체를 최대한 막을 것이라는 정책 의도를 가졌을 것이다.

과연 연준의 의도대로 이러한 효과가 날까?
종전의 경우에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시킬 경우 신용카드나 자동차론과 같은 가계대출이나 비지니스융자에 거의 즉각적으로 반영되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에서는 종전의 경우처럼 가계대출에 관련한 금융비용이 경감되어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금융위기사태가 터진 이후 은행들은 대출규정을 크게 강화함은 물론 이미 나가 있는 대출마저도 줄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중 가계대출은 1998년이래 처음으로 3.7%(연수치)나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기업대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금융시스템자체가 현재 엉망이 되어버린 상태인지라 연방금리와 기업대출금리간에는 엄청난 괴리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작년 7월초의 경우 연방금리는 5.25%였는데 당시 신용등급이 A2/P2인 기업어음(CP)의 경우 이자율은 5.4%이었다. 지난 월요일 연방금리는 2%로 당시에 비하여 3.25%나 하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어음의 금리는 5.61%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가 터진 후 연방금리는 대폭 인하되었으나 기업대출금리는 상승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모기지이자율의 경우에는 더욱 미묘한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연방금리가 낮아지면 모기지이자율의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이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는 장기채권이라는 모기지채권의 특수성에 의하여 단기금리의 성격을 띤 연방금리와는 동떨어지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또한 모기지이자율은 채권시장에서 결정되는데 모기지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음에 따라 모기지이자율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늘 연준의 단기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모기지이자율은 오히려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재무부 채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이유로 재무부가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신규채권들을 발행하자 채권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만기 채권의 수익율은 어제 3.51%에서 3.73%로 무려 0.22%가 상승하는 결과를 보였고 30년 고정이자모기지의 경우에도 어제 5.875%에서 6.125%로 하루만에 0.25%가 급등했다.

이를 고려해 보면 연방금리가 낮아진다고 해서 모든 이자율이 연동하여 하락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신용경색이 극심한 상황하에서 시장참가자들의 우려는 기본적으로 과연 시장에서 자금을 용이하게 빌릴 수 있느냐이지 얼마에 빌릴 수 있느냐가 아니다.

결국 금융위기를 야기시킨 주택시장의 안정 등, 보다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기전까지는 어떤 조치도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에는 단기 처방에 그칠 것임을 이번 금리조치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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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성 美파인리지모기지뱅크 대표는 세계 금융 중심 뉴욕에서 20여년간 현장 경험을 쌓은 금융및 채권 전문가입니다. 1997~2000년 외환위기 당시 외환은행 미주내 부실채권을 전담했으며 이후 카발로캐피탈(이스라엘계 프라이빗에퀴티펀드) 한국대표를 역임했습니다. 2004년 현 파인리지모기지뱅크(뉴저지 포트리 소재)를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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