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등…루이비통 가격 '면세점>백화점'

머니투데이 박희진 기자 | 2008.10.09 15:24

가격 저항 막기 위해 5% 가격 인하 이례적 조치, 환율 급등세엔 역부족

↑송희진기자

최근 환율 급등으로 루이비통 면세점 판매가가 백화점 가격을 추월했다. 치솟는 환율에 가격이 역전된 것.

'가격 경쟁력'이 최대 무기인 면세점 판매가가 환율 탓에 급등하자 '명품의 대명사'로 통하는 루이비통은 가격 저항에 따른 소비자 이탈을 막기 위해 가격인하까지 단행했다.

고급 이미지를 위해 전략적으로 고가 정책을 쓰는 루이비통이 가격을 낮춘 것은 이례적인 조치. 그러나 가격인하 조치도 거침없는 환율 상승세 앞에서는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 제품의 면세점 판매 가격이 최근 5% 인하됐다.

국내 면세점에서 루이비통 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업체는 블루벨코리아로 환율 상승으로 면세점 판매가와 백화점 정상가와 차이가 점차 줄자 지난달 9일 전 제품에 대해 가격을 낮췄다.

루이비통의 최고 인기 제품인 모노그램 스피디30, 네버풀MM의 현재 가격은 650달러. 그러나 환율(1달러당 1334.7원)을 적용한 원화 가격은 무려 86만7500원. 이는 백화점 정상가 84만원보다 2만원 넘게 비싸다. 면세점의 경우 관세, 부가가치세가 면세돼 최소 15~20% 저렴하다.

그러나 최근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며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올라가자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을 추월했다.


면세점 판매가가 백화점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자 내국인 구매 손님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롯데면세점 루이비통 매장 관계자는 "오늘부터 면세점 가격이 백화점 가격보다 비싸졌다"며 "그나마 어제까지만 해도 내국인 손님이 있었는데 오늘은 구매 내국인 손님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나마 일부 내국인 손님은 갖고 있던 달러로 결제하고 엔화 강세에 일본 손님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로 판매가가 표시되는 면세점은 그날 환율 변동폭이 바로 반영되는데 비해 백화점은 사전 대량 구매를 통해 환율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본사 차원에서 병행수입을 금지하는 루이비통의 경우 국내 면세점은 블루벨코리아가, 백화점은 루이비통코리아가 독점 유통권을 갖고 있는 구조다. 루이비통코리아는 면세점과의 '가격차 유지'를 위해 가격을 오히려 3% 가량 올렸다. 모노그램 스피드30은 현재 84만원으로 올 들어 네 차례나 올랐다.

면세점 가격은 낮추고 백화점 가격은 올리는 특단의 조치에도 가격 역전이 현실화되자 루이비통측은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루벨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 가격을 인하했는데 그 이후에도 환율이 계속 올라 결국 가격이 역전됐다"며 "그렇다고 추가로 조치할 아무런 대책도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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