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은행장 40여명 불러낸 '정무위의 힘'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10.09 18:02

[숫자로 보는 국감]70..정무위원회 증인 숫자

가을이면 기업들은 경영 외적인 문제로 고민에 빠진다. 매년 9~10월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 탓이다. 상당수 최고경영자(CEO)들이 어김없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왔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정무위원회가 기업인들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정무위는 지난 7일 70명의 국정감사 증인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40여명이 현직 기업인이다. 음료회사, 완성차업체, 정유사, 백화점 등 업종을 가리지 않았다.

민간기업은 국감 대상이 아닌데 왜 민간기업 CEO들이 불려갈까. 정무위가 증인으로 요구한 CEO 대부분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관련이 있다.

공정위는 기업의 가격 덤핑이나 담합 의혹, 부당 노동행위, 불공정 경쟁 등을 조사한다. 공정위에 대한 '엄정한' 국감을 하자면 관련 업계의 목소리가 필수라는 것이 의원들의 입장이다.

음료업계의 덤핑판매와 관련해선 김준영 해태음료 대표, 정황 롯데칠성음료 대표, 강정석 동아오츠카 대표가 채택됐다.

정유업계의 가격담합 의혹에 대해선 나완배 GS칼텍스 사장, 김준호 SK에너지 CIC사장, 김동철 S-Oil 수석부사장, 서영태 현대오일뱅크 대표가 채택됐다.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 민형동 현대백화점 대표, 석강 신세계 대표는 납품업체로부터 경쟁 백화점의 매출정보를 부당하게 취득했는지, 납품업자의 경쟁 백화점 입점을 방해했는지 등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윤여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사장, 유기준 지엠대우 부사장, 윤정호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조남홍 기아자동차 대표는 가격담합 의혹과 완성차의 국내외 가격 차이에 대해 증언해야 한다.

미국발 금융위기와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 금융위·금감원 국감에서는 금융기관 CEO들을 대거 호출했다. 우선 미국계 보험회사인 AIG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이상휘 AIG생명 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고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 시도와 관련해서는 김영주 리먼브러더스 인터내셔날증권 서울지점 대표가 증인으로 불려 나오게 됐다.

키코(KIKO) 사태 탓에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등 5개 시중은행의 CEO들고 국감 증인석에 앉게 됐다.

CEO를 증인으로 부른 의원들은 "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라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증인'이란 어감부터 기분이 썩 좋지 않다. 기업의 수장이 국감 증인석에 앉는다는 것 자체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부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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