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 현재 아사 상태입니다. 계약된 한국기업에서 한국돈으로 급여를 받고 있는데, 1년전과 지금 환율을 비교하니 40~45%정도 올랐네요.
환율이 생활의 직격탄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보통의 한국 시민들은 환율이 크게 와 닿지 않으시겠죠. 하지만 어느날 당신 월급이 100만원이던것이 60만원이 된다고 해 보세요."
최근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 게시판 '아고라'에 올라온 한 글이다. 단지 환율 상승때문에 월급이 사실상 40% 줄어든 한 직장인이 자신의 힘든 상황을 올린 것이다.
올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작년말 936.1원 하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8일 1395원까지 치솟았다. 작년말보다 약 49% 급등했다.
환율이 이만큼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자산의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위 사례처럼 한국돈으로는 똑같은 100만원이지만 이를 해외에서 사용하기 위해 달러로 환산하면 작년말에는 1068달러였던 것이 지금은 717달러에 불과하다.
사실 국내에서 원화만 가지고 생활을 할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이 실생활에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아파트를 팔고 이민을 가려는 사람, 또는 해외에 자녀를 유학보낸 사람에게 최근 환율 상승은 큰 타격이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호가기준으로 10억5000만~11억원선이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형(공급면적)은 10월 현재 9억~9억5000만원선이다. 1억5000만원 정도 하락한 것. 하지만 이것을 달러로 환산하면 손실 규모는 훨씬 커진다.
만약 이 아파트를 팔고 그 돈을 달러로 바꾼다고 가정할 때 작년말이었다면 118만달러가 손에 들어왔겠지만, 지금은 68만달러밖에 건질 수 없다. 40% 이상 손실을 입는 셈이다.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려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말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은 951조8870억원이었고, 이달 8일에는 654조7350억원으로 31% 감소했다. 하지만 이를 달러로 바꿔보면 작년말에는 1조달러를 넘었던 시가총액이 7일에는 4693억달러로 54% 감소한 것이 된다.
이는 달러로 표시되는 MSCI의 한국물 가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코스피지수는 작년말 대비 28% 정도 하락한 것에 비해, MSCI 한국물 가격은 작년말 64.7달러에서 8일 29.4달러로 55% 떨어졌다. 한국 증시 하락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영향을 미치며 지수 하락보다 더 큰폭의 하락을 보인 것이다.
이런 현상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쓰이는 방법은 1인당 국민총소득으로 비교하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45달러였다. 하지만 단순하게 현재 환율로 적용한다면 1만3451달러로 줄어든다.
이처럼 환율이 급등하면서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자산들의 가치가 우리도 모르게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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