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보다 더 중요한 성공요소

진국영 커리어케어 전무 | 2008.10.08 12:31

[경력관리 A to Z]성공은 품성의 향기를 따라와

자본주의의 핵심, 미국에서 불어 닥친 금융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미국이 9000억 달러의 공적자금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는 하나 이번 사태가 러시아와 브릭스 신흥시장 등으로 확대되면서 전 세계적인 금융공황으로 발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국 월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다. 어려운 순간이 닥쳐왔을 때 월가가 버핏에게 러브콜을 기다리는 이유는 그가 월가의 우호세력이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대형 투자은행의 트레이더들이 M&A 중개 한 건으로 수백만 달러를 챙기는 부도덕성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으며,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디즈니, 코카콜라 같은 대기업을 적극적인 투자 포트폴리오에 올려 놓고 있으면서도 월스트리트의 금융기업은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럼에도 월가는 1991년 국채 부정입찰 사건으로 대형 투자은행 살로먼브라더스가 위기에 봉착하자 버핏의 자금지원을 요청했으며, 1998년 러시아의 갑작스런 통화절하로 발생한 금융위기로 인해 대규모 헤지펀드 LTCM(Long Term Capital Management)이 파산위기에 직면했을 때도 버핏의 참여를 요청했다.

LTCM 때는 최종 단계에서 협상이 결렬돼 버핏의 참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살로먼브라더스 경우 버핏은 실제로 7억달러의 자금을 투자하면서 직접 회장 자리에 올라 이 사건의 수습을 진두지휘했다. 버핏이 참여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한 부정사건으로 미 정부와 의회, 그리고 시장의 지지를 일순간에 잃어버렸던 살로먼브라더스는 단기간 안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결국 시장이 이 독특한 투자가, 버핏을 존경하는 것은 세계 2위, 400억 달러에 달하는 그의 돈과 투자 능력에도 일부 이유가 있지만, 그 보다는 가장 돈을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결코 그것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지 않는 그의 도덕적 자세에 기인하는 바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의 이력을 보면 크게 예외는 없다. 대개는 유수한 학교를 졸업했고, 또 대부분은 국내외 유명한 기업들의 요직에서 경력을 쌓은 사람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냐 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기업의 최고 리더들 중에는 평범한 대학을 나와 여느 평범한 직장인들과 비슷하게 경력을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을 이끄는 자리로 올라 선 사람들이 존재한다. 더구나 거꾸로 최고의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꼭 최고의 자리에 오르느냐 하면 그런 것은 더욱 더 아니다.
 
최근 만난 글로벌 회사의 최고 경영진 중의 한 사람의 이력도 그렇다. 그는 이 회사의 아시아태평양 본부 임원으로 일하면서 아시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는 각국의 법인 정책을 총괄하며, 글로벌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에 있지만 우리가 상상하듯이 흠잡을 데 없는 최고의 경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 학위를 받은 것도 아니며, 한참 경력이 진행되던 중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가 접은 '끊긴 경력'도 있다. 경력 자체로만 보면 이 글로벌 기업은 다른 사람을 그 자리에 앉힐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과연 무엇이 이 임원을 그 자리에까지 끌어 올렸을까? 만남의 시간 중에 느껴졌던 것은 바로 그의 향기였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가 오랜 경험을 쌓았고 그 과정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을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났다면 과연 그가 다른 사람을 리드할 수 있었을까? 경험이든 품성이든 결국 그것을 해석하고, 표현해 내는 것은 결국은 그의 품성이고 인격이다. 그가 들려주는 얘기 속에서는 겪었던 경험과 쌓았던 지식이 녹아 흐르는 독특한 향기가 있었다. 아마도 누군가는 아마 그와 같은 경험을 쌓았을 테지만, 그와 같은 향기를 내는 사람은 아마 그밖에 없었을 것이다.
 
취향이 제 각각인지라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 우리가 즐겨 먹는 커피의 맛을 완성시키는 것은 베이스로 깔리는 커피도 아닌, 설탕도 아닌, 마지막에 넣는 커피 크림이고 시나몬 가루다. 종류 따라 다른 커피 맛을 즐긴다면 할 말은 없지만, 결국 각각의 재료를 블렌딩한 결과의 최종적인 맛을 결정하는 것은 프림이라는 얘기다. 성공은 결국 그 사람의 품성의 향기를 따라 흐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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