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엔고(円高) 모멘텀 활용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0.08 11:20

자동차·IT 등 엔고 수혜…시총상위주 수혜로 지수 방어 일조

미국 다우지수의 급락여파로 코스피지수는 8일 3% 가까운 급락세를 유지하며 약세를 보인다. 이같은 와중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업종이 있다.

전기전자와 자동차다.

이날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오전 11시5분 현재 전날 대비 0.9%대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하락률에 비하면 상당히 선방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전날에 비해 0.6% 내린 52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전자는 하락장에서도 500원 오른 10만7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기도 1% 이상 오름세다.

자동차는 현대차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이 상승세다.

이들 업체는 국내증시의 선봉이면서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기록적으로 급등한 만큼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치솟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전기전자와 자동차는 본격적인 엔고(円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원/엔 환율은 지난 6일 100엔당 100원 넘게 오른데 이어 7일에도 62.9원 급등했다.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00엔당 1290원을 넘어 1300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엔화강세는 글로벌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8월말 유로당 160엔선이던 엔화는 140.1엔 수준으로 급등한 상태다. 미국 달러도 8월말 달러당 108.7엔이던 엔화가 최근에는 102.6엔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8월말만해도 1달러를 엔화로 바꾸면 108엔을 쥘 수 있었지만 이제는 102엔밖에 못쥔다는 소리다.

엔화 강세의 원인은 미국발 신용위기 확산으로 피난처를 찾는 국제자금이 엔으로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은행들은 '잃어버린 10년' 이후 보수적인 자세로 자금을 운용해온데다, 외환보유액도 지난 9월말 기준으로 9958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보수적인 운용을 통해 신용위기를 초래한 미국의 금융파생상품에도 투자가 적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엔화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기가 많으면 몸값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신용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돼 실물경제까지 위협하는 마당에 안전자산인 엔화에 자금이 집중되는 것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엔고 추세는 국내산업에서 일본과 경쟁관계가 밀접한 자동차와 전기전자에는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급등도 수출주에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막가파식'으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 달러를 주고 원자재를 사와야 하는 국내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딱히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엔화가치의 강세는 일본에서 철강이나 원유 등 원자재를 사오지 않는 일본과 경쟁하는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이익 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엔 환율은 지난 7월 대비 74% 가량 상승했다"며 "대표적인 것이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이라고 말했다.

이들 업종은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일본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업종이기도 하기 때문에 원/엔 환율 상승에 따른 상대적 수혜는 기대할만하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의 본격적인 상승 전환의 기대까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엔화가치 상승은 최소한 급락세는 피할 수 있는 재료"라고 강조했다.

정재열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실제로 전자부품업체의 최대 경쟁 국가인 일본의 엔화와 비교해 볼 때 원화는 약 49.2% 만큼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일본의 전기전자 관련 업체는 최근 엔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 계획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국내 전기전자업체의 가격 경쟁력 우위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도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공산이 클 것으로 점쳐졌다.

정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은 2005년 이후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가 진행됐다"며 "전체 원재료비 중 수입재료 비중은 8% 미만에 불과해 원화 약세와 엔화 강세는 국내 자동차업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전기전자와 자동차는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이 큰 대기업계열이 많다. 시가총액 평균방식을 쓰는 코스피지수도 이들 업종이 뒤를 받치면 큰 폭의 급락세는 피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는 증시 상황에서 엔고 수혜주에 대한 관심을 두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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