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환율 급등 대응책 '각양각색'

산업부 기자 | 2008.10.07 16:26

내추럴 헤칭에서 현금확보 등 다각적ㆍ적극적 헤징 방안까지 강구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세를 기록 1300원대를 훌쩍 넘어서는 등 외환시장 불안요인이 가중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각종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7일 삼성전자, 포스코, LG전자, GS칼텍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에 따르면 수출대금으로 벌어들인 달러를 수입대금 지급에 사용하는 '내추럴 헤징' 등 조용한 대응에 나서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환차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금확보와 파생금융상품의 헤지 비율을 조절하는 등 다각적이면서 적극적인 전략수립에 나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나쁜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있다"며 그날 그날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조용히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긴 관점으로 보면 환율은 '제로섬 게임'이라며 '환헤징이나 환딜링을 하지 않는다'는 회사의 정책 방향에 따라 통상적인 환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 중 수입대금 결제분을 제외한 자금은 모두 한화로 바꿔 국내 시설투자 및 협력사 대금 지불에 쓰고 있다"며 "외국에 지급할 자금 외에는 전부 한화로 환전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본사의 경우 달러 예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는 그렇지 않다는 것.

LG전자는 환율 급등에 따라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헤지비율을 조정하고, 결제통화를 달러 외에 엔화와 유로화 등으로 다양화하는 한편, 현금 확보를 통해 현재의 환율 변동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통화옵션과 통화선물 등 파생금융상품을 통해서도 최근 변동성에 대비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조용한 대응과 발빠른 대응의 중간 정도의 보폭을 유지하며 환율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 변동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수출 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즉시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가 철광석ㆍ유연탄 등 원재료 구매 대금으로 활용하는 '내추럴 헤지'를 통해 환율변동에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규모는 연간 70억달러 정도라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이같은 통상적 대응과 함께 일일 환율 변동폭이 크고 금융 환경변화가 너무 급박해 달러를 포함한 외화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자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유사들은 신용등급이 높은데도 달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달러 결제에 대비해 현재 달러 확보전을 펼치고 있다.

GS칼텍스의 경우, 원화 환율이 1원이 오를 때마다 20억원의 손해가 발생하며 업계 전체적으로는 1원상승시 70억~80억원 가량 환차손이 발생해 환율의 추가상승에 대비한 달러확보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밀가루와 설탕 등 식품업계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재료 가격이 급등해 고민이다.

대한제분과 한국ㆍ동아제분, CJ제일제당 등 제분업계가 환율상승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밀가루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으나, 밀가루 가격 상승이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면세점업계는 9월 이후 환율상승,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해외 출국객이 줄면서 매출이 30~40% 감소한 상태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환율에 판매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환율상승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환율 상승분만큼 할인쿠폰을 발행해 소비자를 잡겠다고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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