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포스트 2인자'는 누구?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 2008.10.07 15:29

세대교체 흐름 속 '원로급' 대부분 퇴진

현대·기아차그룹의 실질적인 총괄 부회장을 맡아 왔던 김용문 부회장이 자회사로 전격 물러남에 따라 누가 현대·기아차그룹 내 '포스트 2인자' 역할을 맡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고락을 함께 했던 박정인 HMC투자증권 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는 등 원로들이 최근 대거 퇴진하면서 그룹 내 경영체제의 변화 여부도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단행되고 있는 일련의 경영진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의 기틀을 다져 왔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지난 6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용문 현대차 부회장을 다이모스㈜ 부회장으로 이동시키고, 양승석 다이모스 사장을 글로비스㈜ 사장으로, 김치웅 글로비스 사장을 위아㈜ 사장으로 각각 전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김평기 위아 부회장이 갑작스런 병세로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부품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연쇄 인사가 불가피했다는 것이 그룹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도 '세대교체'란 큰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현대정공 출신의 김용문 부회장이 1998년 현대우주항공 사장을 끝으로 그룹을 떠난 지 10년 만에 전격 복귀했다가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계열사로 이동하면서 그룹 내에는 정 회장의 동료이자 측근으로 불리는 원로들이 대부분 자리에서 물러났다.

더구나 김용문 부회장에 앞서 그룹의 안살림을 책임져 왔던 김동진 부회장마저 현대모비스로 이동, 정 회장 부재 시 그 역할을 대신 해 줄 실질적인 '2인자' 자리가 일단 공석이 된 상태다.

이에 따라 그룹 안팎에서는 정 회장이 새로운 경영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당분간 수석부회장 없이 과도체제를 운영하면서 올 연말 정기인사를 전후해 핵심 포스트 역할을 맡을 새로운 경영자를 전격 발탁할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원로들이 대거 퇴진하면서 현재 서병기 생산개발품질담당 부회장, 이정대 경영기획 담당 부회장, 최재국 사장, 이현순 연구개발총괄 사장, 김용환 기획홍보담당 사장, 최한영 상용차 담당 사장등이 핵심 경영진 자리를 구축하고 있다.

서 부회장은 정 회장이 주창해 온 '품질혁신'을 주도해 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1978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통해 현대 옷을 입었으며, 현대우주항공을 거쳐 현대차 전주공장장,상용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특히 2002년 현대ㆍ기아차 품질총괄본부장(부사장)을 맡으면서 현재까지 현대ㆍ기아차의 품질을 책임지고 있다. 정 회장이 해외 사업장을 순방할 때도 빠짐없이 수행하는 등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그룹 내에서는 정 회장에게 직접 조언을 하는 몇 안되는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최재국 사장의 역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룹이 해외 곳곳에 공장을 짓고, 전사적으로 해외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란 점도 그에게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밖에 이현순, 김용환 사장 등도 정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발탁 가능성이 있는 후보군이다. 설영흥 중국담당 부회장과 이정대 경영기획 담당 부회장도 정 회장의 오랜 측근그룹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경영진 인사는 워낙 변수가 많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며 "최근 기아차 부활을 주도 하고 있는 정의선 사장의 거취 등과 맞물려 돌아갈 것으로 보여 예상외의 파격적인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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