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장관vs野의원, 금융위기 '책임론' 설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10.07 14:44

국내 금융시장 패닉...재정위 국감서 '정부신뢰·대처미흡' 질타

"금융시장 패닉은 정부에 대한 신뢰의 위기 때문이다. 정부가 너무 안이하다"(강봉균 민주당 의원)

"그렇지 않다. 자꾸 정부의 신뢰성을 걱정하면 오히려 신뢰가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강만수 재정부 장관)

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강만수 재정부 장관과 야당 의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졌다. 말 그대로 '공포'가 지배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 위기의 '책임론'을 두고서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50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지수는 1330선을 하회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전이되는 등 유동성 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었다.

이날 국감의 최대 화두도 '금융위기'였다. 야당 의원들은 앞다퉈 강 장관을 집중 추궁했다. 금융불안의 원인을 신뢰를 잃은 정부 탓으로 돌리며 책임론을 전개했다.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환율과 코스피 등 우리 금융시장이 패닉 상황으로 가지 않느냐 하는 우려가 있다"며 "어제 정부의 위기관리대책이 몇 단계인지 물었을 때 강 장관은 '시장 기능에 의해 수급이 조절되는 1단계'라고 했는데 너무 안이한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장관이 조금 느슨하고 상황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 같다. 신뢰의 문제다"라며 "상황을 진지하고 엄중하게 본다는 신뢰감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특히 "외환위기 때처럼 외채의 롤오버(roll-over.만기상환 연장)가 안 되고 만기 지급이 안 되면 '백업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민주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박병석 의원도 가세했다. 박 의원은 "9월위기설이 돌던 당시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지 않았느냐"며 "정부가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몇 번이나 얘기해도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시장이 정부를 믿지 않는 신뢰의 위기다"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바로 발끈했다. "자꾸 신뢰성을 걱정하면 오히려 신뢰가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달러가 빠져) 나가는 것이고 지난 12월말부터 국제수지가 적자로 된 원인도 있다"며 "신뢰 문제라면 전 정부의 문제이지 자꾸 (현) 정부 신뢰와 연관시키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부가 느슨하게 대응했다고 하는데 벌써 몇 주일부터 1일점검을 가동하고 있다"며 "시장기능이 아직 금융부문에서 작동하고 있고 조만간 실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아직까지는 시장기능이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 장관은 "해외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는 정부뿐 아니라 (시장참여) 당사자들이 이성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해외 각국과 우리 당국의 움직임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이 수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금융시장의 진정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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