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불안심리가 환율 폭등에 근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율의 추세 상승을 인정할 수 밖에 없지반 급격한 원화 약세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연구소 관계자는 7일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인데 달러 공급 능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며 "위로 어디까지 올라갈지 단정하기 어려운 가운데 불안심리가 공황심리로 넘어가는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수요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달러를 실수요자들에게 공급해주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며 "경상수지 흑자로 돌아서면 나아질것으로 기대하는데 미국·중국 경제를 보면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의 쌍둥이 적자에 따른 달러 부족 현상이 환율 상승과 외환보유액 동원으로 이어지고, 또 다시 달러 부족으로 연결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외환시장의 정상적인 수요 공급이 붕괴된 상황에서 달러공급세력이 정부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하지만 정부 여력은 한계가 있고, 은행 외화차입은 더 어려워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공격적인 개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는 물론 여론조차 외환보유액 소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큰 탓이다.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정부의 장담에도 시장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어 외환위기가 실질적으로 온거나 다름 없다고 보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은 있지만 지금 시장은 정부의 개입이 이뤄지면 달러를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환투기 세력의 공격이나 가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하루 20억~30억달러를 쏟아붓다 보면 얼마안가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확산되고 있는 불안심리 차단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장에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요동치는 시장 상황을 안정시킬 단기적인 대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경상수지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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