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1987년·2008년 10월의 차이점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10.07 10:45

29년·87년 50%급등후 폭락…올해는 1년째 하락장 이어오다 '패닉'

-과거 두번 다 강력한 반등장세 뒤따라


증시 대폭락과 붕괴를 뜻하는 '크래시'(Crash)란 단어는 증시에서 매우 민감한 용어다.

지금까지 증시에서 '크래시'란 표현을 적용할 만한 폭락장세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1929년 10월, 1987년 10월과 바로 지금 직면한 2008년 10월 등 3차례 정도가 이 범주에 속하는 기록적인 하락세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장세가 발생한 시기는 모두 10월이다. 그리고 이번 하락장의 시발점도 지난해 10월이었다. 10월은 날씨가 선선해지는 완연한 가을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공포감을 불러오는 을씨년스러운 시기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3차례 시장 패닉이 '블랙먼데이'(Black Monday)란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월요일의 낙폭이 컸다는 사실이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1929년 10월 28일 13.5% 떨어지며 대공황의 시발점이 됐고, 1987년 10월 19일에는 무려 22.6% 폭락하며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리고 2008년 9월 15일 시작된 월요일 증시 추락은 6일(현지시간)에도 어김없이 이어지며 4주째 월요일 증시 대폭락 악순환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과거 1929년 1987년 증시 대폭락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증시가 5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이번 하락장은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은 이후 1년째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던 증시는 최근 1달새 갑자기 공포가 지배하는 투매로 급전직하했다. 과대 평가됐던 주식의 버블이 한번에 꺼지는 과거 양상과는 달리 1년여 지속된 신용 및 주택시장 위기 등 자산 시장의 거품이 야기한 바가 크다. 그동안 은행 등 금융권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물론 정부 등 관계 당국의 정책 대응도 과거와는 상이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런한 요인을 감안한다면 증시 급등과 갑작스런 붕괴가 뒤따랐던 앞서 2차례 위기보다 1년째 하락세를 지속해 만성이 되어 버린 이번 약세장의 회복은 생각보다 늦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강력한 하락장 뒤에 반드시 강력한 반등장세가 뒤따랐다는 역사적 경험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결코 패닉에 빠져서는 안될 것이다.

1929년 붕괴 이후 3년간 주식은 80% 올랐고, 1987년 이후 주식은 5년간 50% 가까이 상승했다.

이미 S&P GSCI 에너지지수는 지난 7월 중순 이후 41% 급락했고, 브라질 증시는 달러 기준으로 5월 이후 61% 폭락했다. 엔화를 빌려 뉴질랜드 등 고수익 증권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 손실은 36.7%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 시기를 가리켜 "절망에서 희망을 노래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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