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외채, 외환보유액, 외화유동성, 국내은행 건전성 모두 문제가 없다고 정부는 거듭 강조했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애널리스트(이코노미스트)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여러 경제 변수로 볼 때 현재 상황은 외환위기와는 다르다"며 "금융시장 불안으로 경기 둔화가 우려되지만 외환위기와 같은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은행의 외화유동성 지표를 보면 적어도 3개월 정도 외부조달이 전혀 안되더라도 은행 스스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단기자금 조달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평균 외화유동성비율은 100.5%로 지도비율인 85%를 웃돌고 있다. 외화유동성 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의 외화자산을 만기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비율이다.
이 부위원장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도 큰 문제가 없다"며 "최근 수년간 중소기업 대출이 늘고 연체율 다소 상승했지만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난 3분기(7∼9월)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3조9000억원으로 2분기(4∼6월) 6조5000억원에 비해 둔화됐다.
은행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이 100%를 웃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 부위원장은 "예수금만 보면 예대율이 7월말 128%지만,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를 합쳐서 보면 87% 수준으로 양호하다"며 "우리나라는 CD의 재약정률이 정기예금보다 높아 예수금적 특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편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외채 문제에 대해 "6월말 총외채는 4198억 달러지만 이 가운데 환헤지용 해외차입, 선박수출 선수금 등 상환부담이 없는 외채가 1518억달러"라며 "실제 상환부담이 있는 외채는 268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외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주식시장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간 것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가용 외환보유액 부족' 논란에 대해서도 신 차관보는 "9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2397억달러로 발표된 것은 전부 쓸 수 있는 것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KIC를 통해 메릴린치에 투자한 20억달러 등은 외환보유액으로 안 잡혀있다"고 말했다.
신 차관보는 "외환보유액은 주로 미 국채, 기관채, 국제기구채권 등에 투자돼 있다"며 "자산 구성은 국제기준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부위원장은 "외환보유액에서 패니매, 프레디맥 등에 투자된 것도 사실상 선순위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과 다르게 알려져 우려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전병서 한화증권 리서치본부장 등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및 이코노미스트 15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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