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recession, 경기침체) 공포가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공황 상태에 빠졌다.
다우지수는 지난 3월 7일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현실화 공포로 1만2000선이 붕괴되며 시장에 큰 충격파를 날렸다. 그리고 이로부터 7개월이 지난 시점에 1만선 마저 붕괴됐다.
이는 금융위기가 월가를 넘어 전세계로 완전히 전이됐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세계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고점 이후 20조달러 이상 증발되는 등 전세계 투자자들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퍼스트 소스 코프의 랄프 시브 최고투자전략가(CIO)는 "지금 상황은 금융 패닉"이라며 "금융 산업에서 시작된 패닉은 울타리를 넘어 실물경제에 까지 전이됐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패닉을 반영하듯 일명 '두려움의 지수'라고 불리우는 VIX 변동성지수는 사상최고치인 58.24로 치솟았다.
브라이트 트레이딩의 돈 브라이트 대표이사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증시를 지배하고 있는 완벽한 공포"라며 "거래량도 크게 줄어들며 공포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씨티즈 자산운용의 부사장인 존 슐로겔은 "시장이 약세장에서 공포가 짓누르는 장으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 전세계 중앙은행 금리 인하 공조
다우지수가 1만선이 붕괴되며 시장이 패닉에 빠지자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공조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영란은행(BOE) 등 주요 중앙은행들도 시장 안정과 경기부양을 위해 결국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나섰다. AP통신은 이날 중앙은행들이 2001년 9.11테러 이후 처음으로 금리 문제에 관한 공동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는 ECB가 결국 금리 인하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위험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ECB는 유럽 경제가 2분기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당시에도 금리 인하에 소극적일 정도로 유로화의 안정성 유지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ECB가 금리 인하 상황까지 내몰렸다는 것은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까지 다다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의 루카 카줄라니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의 확산 속도가 빨라 각국간 금리 공조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주가 폭락에 대처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빌 그로스 핌코 CIO는 FRB가 기준금리를 1%까지 내려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FRB는 오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금리 인하를 결정하지만, 상황이 급박할 경우 긴급 FOMC를 통한 금리 인하도 가능할 전망이다.
튜어트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말콤 폴리 CIO는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 공조가 현 위기를 타개하는 데에는 분명히 도움을 줄 것"이라며 "지금껏 금융위기의 심화를 주장해온 빌 그로스의 금리 인하 발언이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다우지수가 한때 800포인트까지 급락했지만 낙폭을 369.88포인트까지 좁혔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시가 막판 낙폭을 좁힌 것은 투자자들이 최악의 위기에서도 그나마 신뢰를 잃지 않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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