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굳히기냐 매케인 뒤집기냐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10.06 14:43
미 대선이 약 4주 앞으로 다가온 현재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앞서가는 판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월가를 초토화시킨후 세계로 번지는 금융위기의 반사이익을 야당 후보인 오바마가 챙기며 간격은 보다 벌어지는 추세이다. 러닝메이트 지명 당시 돌풍을 일으킨 새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효과'조차 능력 검증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오히려 매케인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 격전지를 주목하라
워싱턴포스트는 5일(현지시간) 최근 격전지에서의 오바마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미시간(선거인단수 17명)에서 지난주 매케인 후보가 사실상 선거운동 중단을 단행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증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플로리다(27명), 오하이오(20명), 버지니아(13명), 콜로라도(9명), 아이오와(7명), 뉴멕시코(5명) 등 2004년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승리했던 주 일부가 민주당 판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대선은 선거인단이 정, 부통령을 뽑는 간접선거로 진행되며 대부분의 주(州)가 유권자 득표수에서 한표라도 앞서면 선거인단 표를 모두 차지하는 '승자 독식제'(winner takes all)를 채택하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선거인단수는 전체 538명의 과반인 270명.
만약 매케인이 2004년 공화당 승리 지역을 모두 지켜낼 경우, 오바마 후보는 앞으로 252명의 선거인단밖에 확보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오바마가 플로리다나 오하이오에서 승리하면 선거인단수는 270명을 넘어 승리를 거머쥔다. 마찬가지로 '버지니아+콜로라도(또는 아이오와)', '콜로라도+아이오와+뉴멕시코' 등에서 승리를 거둬도 당선이 가능하다.

◇ 매케인의 반격, '네거티브전략'

수세에 몰린 매케인 진영은 보다 전투적 모드로 전환했다. 오바마 후보의 인격과 판단력은 물론 개인적인 관계로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하는 `네거티브 전략`도 불사할 태세이다. 선봉장은 역시 '립스틱 바른 핏불'로 자신을 표현한 페일린 부통령후보가 맡았다. 페일린 후보는 4일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유세에서 오바마 후보가 반전 테러리스트 윌리엄 아이어스와 친분이 있다고 공격했다. 페일린은 "나와 여러분과는 달리 오바마는 미국이 불완전하다고 믿고 있다"며 "그 때문에 오바마는 조국을 공격 목표로 삼을지 모르는 테러리스트들과 어울려 다닌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진영은 즉각 매케인측의 공세를 '저급한 정치'로 일축하는 한편 "경제를 살릴 계획보다 오바마 비난에 시간을 더 쓰고 있다"며 상대 진영을 비난했다.
미국 정치 전문가들은 매케인이 자승자박이 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네거티브 전략을 택한 것 자체가 그만큼 불리하다는 점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브래들리 효과' 아직은 모른다
1982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당시 월등한 인기와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 백인 후보에 '의외의 패배'를 거둔 흑인 톰 브래들리 주지사의 예에서 유례한 브래들리효과는 오바마 진영을 내내 괴롭히는 용어이다. 표로 나타날 백인들의 본심이 얼마나 여론 조사에 허수로 잡혔는지가 관건이다. 앞서 민주당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출구조사 결과와 실제 개표가 3% 포인트 차이를 보인 곳이 많았다. 이로인해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며 매케인 후보에 크게 앞서 있으나 아직 안도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는 점도 오바마 후보에겐 짐이 된다. 민주당이 양원에 이어 행정부까지 장악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미국 시민들은 민주주의 원칙 중 하나인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에 입각, 매케인 후보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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