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야자껍질에 투자, 연15% 수익 노린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8.10.08 10:22

[그린강국을 디자인하라]<4-3>말레이시아 야자유 발전 투자사례

↑ 말레이시아 사바주 야자 플렌테이션 농장 전경 ⓒ에코프론티어


 동남아시아 보르네오 섬, 말레이시아령 사바 주의 작은 도시 라하드다투(Lahad Datu). 이 곳에 한국 자본 1270억원이 몰렸다. 연 15% 안팎의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사업명은 '라하드다투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 CDM(청정개발체제)'.

 이 곳의 쓰레기가 한국 투자자들의 수익원이다. 전 세계 야자유의 15%가 생산되는 사바 주에는 매일 1000톤 이상의 야자열매 껍질이 버려진다. 그냥 버려지면 썩어 온실가스인 메탄을 방출할 뿐인 이 껍질이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 CDM 사업에 투입되면 자원이 된다.

 이 사업은 16만8000㎡(4만8000평) 규모의 대지에 바이오매스 열병합발전 설비를 짓고 이 곳에서 야자열매 껍질을 태워 연간 최대 24메가와트(MW)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현지 발전사에 판매하면 돈이 된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남는 열(스팀) 역시 시간당 최대 150톤(ton/h)에 이른다. 이는 인근 야자유 산업단지(POIC, Palm Oil Industry Cluster)에 입주하는 업체에 팔 수 있다.

 야자열매 부산물을 거둬 발전연료로 활용하는 과정에서 줄어드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35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유엔(UN)의 인증을 받은 탄소배출권(CER)으로 전환하면 CCC(Climate Change Capital) 등 탄소배출권 전문운용사에도 판매할 수 있다.

 내년초 발전소가 착공될 예정인 이 사업은 국내 환경경영 컨설팅업체인 에코프론티어가 입안하고 산업은행이 재무적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국내 발전자회사 중 한 곳이 전략적 투자자(사업주)로, 우정사업본부와 산업은행이 함께 운용하는 펀드가 재무적 투자자로 참가할 계획이다. 현대해상화재 역시 이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은 이 사업에서 연간 15% 안팎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 사바주 라하드다트시 현지에서, 바이오매스 발전 CDM사업
관계자들이 현장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에코프론티어

 전흥철 산업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파트장은 "전력과 열을 판매하는 것만으로 매년 11~12%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고 여기에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추가로 3% 이상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안정적 수익원이 생긴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 파트장은 "바이오매스 발전뿐 아니라 소수력 발전과 풍력·태양광 발전 사업이 전 세계적으로 투자은행의 유망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컨설팅기업인 캡제미니와 메릴린치가 발표한 '세계 부자 보고서 2008'에 따르면 지난해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 등의 투자자금 중 청정기술 및 재생 가능 에너지에 할당된 금액은 미화로 총 1170억달러(143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풍력 부문은 지난 2007년 11월까지 3년간 수익률이 300%를 넘었다. 태양열 에너지 부문은 지난해에만 약 150%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보고서는 "전체적으로 열악한 2007년 후반과 2008년 초반의 시장여건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청정기술, 재생에너지 부문은 단기 주가 변동을 견뎌내고 장기적으로 양호한 수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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