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電 부회장 화두는 '포스트 리세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10.05 15:47

경기 침체 후 대비해 전략 수립 강력 주문

'경기 침체 이후를 준비해라.'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경기 침체 이후, 이른바 '포스트 리세션(post recession)에 대비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남들이 지금의 위기 대응에 급급할 때 이후의 시기를 준비해 놓으면 이 기회에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 관계자는 5일 "남 부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포스트 리세션을 강조하면서 최근 사내에서 '포스트 리세션'이라는 단어가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침체 이후의 시기에 대해서도 지역이나 본부 단위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부회장은 특히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되며 지금 '포스트 리세션'을 미리 준비해 놓으면 '2010년 글로벌 톱 3'라는 목표 도달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근 앤드류 영국 왕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위기와 기회 요인을 이미 분석했으며 침체 이후 시기를 대비해 차질없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 부회장이 강조하는 '포스트 리세션' 전략은 크게 B2B, 솔루션, 신사업 등과 관련된 것들이다. 남 부회장은 1주일에 2~3차례 사업장과 연구소를 방문하면서 빼놓지 않고 이 세 가지의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3원칙'을 전달하고 있다.

'B2B'의 경우 성장 속도가 빠르고 수익 창출 기회가 많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가정용이 아닌 상업용 건물을 대상으로 한 시스템 에어컨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 자동차 업계에 공급하는 차량용 단말기(내비게이션, 오디오 등), 건설회사를 고객으로 하는 빌트인 가전 등이 이에 속한다.


'솔루션'은 단순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솔루션까지 묶음으로 공급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사업이다. 가령 홈 네트워킹 사업은 가전 판매는 물론 가정 내 가전제품들의 원격제어 상품까지 함께 공급할 수 있다.

B2B와 솔루션은 기존 제품 혹은 기술을 응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인데 반해 '신사업'은 차세대 먹을거리다. LG전자는 태양전지와 지열시스템 등 에너지 사업은 물론 환경, 건강 관련 사업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특히 이 분야에서 과감한 M&A를 시도하고 있다. 조금 더 빨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미 독일의 '코너지'로부터 태양전지 생산법인을 인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B2B, 솔루션, 신사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회사의 역량이 (이 분야로) 많이 이동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남 부회장은 지난 상반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5년 간 회사의 전열을 고수익 사업구조로 가다듬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과감한 사업 철수를 비롯해 중국 등 제조단가가 낮은 나라로 아웃소싱을 확대하는 등도 포함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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