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한 줌의 재로 변한 고 최진실은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갑산공원 봉안가족묘에 안치됐다. 갑작스런 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모친과 동생 최진영 그리고 평소 고인과 남다른 친분을 쌓아온 정선희, 이영자, 이소라, 엄정화, 신애 등은 추모예배가 열린 내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고 최진실은 유가족과 지인들 뿐 아니라 대한민국 시민들에게도 옆집 사람보다 더 친숙한 이다. 90년대 중후반 ‘별은 내 가슴에’를 통해서는 수많은 청춘남녀의 가슴에 뭉클하게 했으며, 2000년대에는 ‘부모님 전상서’와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로 매일 밤 우리 곁을 찾아와 웃음과 눈물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국민배우’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을 만큼 변화무쌍한 연예계에서 무려 20년간 정상을 유지한, 최고 중의 최고였다.
때문에 2일 자신의 자택에서 고 최진실이 숨진 채 발견된 뒤 이번 사망사건을 담당한 서울서초경찰서와 빈소에는 취재진과 문상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배우 한 사람의 죽음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것이다. 고 최진실이 대한민국 대중문화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한 배우인지 확인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매일 밤 그녀의 사망 소식이 각종 뉴스를 통해 전해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고 최진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고인의 사망 소식 후 경찰서와 빈소를 삼일 내내 찾은 기자 입장에서도 여전히 그녀의 부재가 믿기지 않는다. ‘최진실이 어디로 훌쩍 비밀여행을 떠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 뿐 이다.
하물며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은 어떨까. 그 어떤 말도 지금 이 순간, 그들에게 위로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한동안은 하염없는 눈물을 쏟으며 아파해야 한다. 더 슬픈 것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다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무뎌질 뿐.
그녀의 사망사건을 지켜보며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고인이 생전 고 안재환과 관련한 ‘25억 사채설’ 때문에 매우 힘들어 했다는 점이다.
2일 만난 서초경찰서 양재호 형사과장은 “모친이 진술을 통해 고인이 죽기 전 ‘사채니 뭐니 나하고는 상관이 없는데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며 눈물을 쏟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익명성을 무기로 우리가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아닐까.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다. 진짜 그렇다. 단순히 유리에 베이면 상처가 아물지만 가슴 속 상처는 두고두고 아픔이 된다.
이제 누군가를 향해 비난의 펜을 들기 전, 우리는 ‘국민 배우’ 고 최진실이 우리 곁을 떠난 이 순간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만 그녀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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