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선물 ETF "굿 스타트~"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10.03 13:08

1주 수익률 코스피 5.8%포인트 초과… ETF 시장 성장 기대감

주식선물 기초종목지수를 추종하는 신개념 상장지수펀드(ETF)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며 국내 ETF 시장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상장된 '삼성KODEX15'는 1일까지 -1.67% 수익률을 기록해 코스피지수(-4.13%)를 5.8%포인트 웃돌았다. 같은 날 상장된 '한국KINDEX F15'도 -2.91%를 기록하며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

두 ETF의 특징은 주식선물 기초자산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만으로 구성돼 대형 우량주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이다. 최근 같은 하락장에서도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시기에 그 진가가 톡톡히 발휘된다.

실제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인 '삼성KODEX200'(-3.33%), 'KOSEF200ETF'(-3.39%), '미래에셋TIGER200'(-3.38%)와 비교하면 두 ETF의 수익률은 0.42%~1.72%포인트 웃돈다.

◇ 닮은 듯 다른 두 ETF, '가격가중방식'이 초반 승리

그러나 투자 종목이 동일하고 상장일이 같은 두 ETF 사이에도 수익률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는 투자 방식이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KINDEX F15'는 추종하는 지수에 편입된 종목의 시가총액에 따라 투자 비중이 결정되는 일반적인 '시가총액가중방식'인 데 비해, '삼성KODEX15'는 15개 종목의 가격에 가중치를 두고 설정환매 단위(CU)당 똑같이 100주씩 투자하는 '가격가중방식'을 택하고 있다.

지난 1일 종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한국KINDEX F15'는 시가총액이 큰 삼성전자의 비중이 24.89%로 가장 높고 포스코 15.56%, 신한지주 7%, SK텔레콤 5.43%순이다.

반면 '삼성KODEX15'는 15개 종목 중 이날 주가가 가장 높았던 신세계 비중이 22.94%에 달하고 삼성전자 21.64%, 포스코 17.72%, 현대중공업 10.6%이 뒤를 잇는다(국민은행 제외).


이중호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위원은 "이 기간 시총이 큰 삼성전자나 포스코, 신한지주 등의 주가가 하락한 데 비해 주가가 높은 신세계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두 ETF간 수익률 차이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증시 흐름과 가격가중방식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며 "성장주 위주로 장세가 전환되면 성과는 또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국내 ETF 시장도 빠르게 진화

주식선물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두 ETF의 출발은 일단 긍정적이다. 선물의 경우 한 계약의 크기가 억원 단위에 이를 정도로 소액 투자자에겐 접근하기 쉽지 않지만 ETF는 거래 단위가 1주이고, 가격도 저렴해 투자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가격가중방식의 ETF는 과거 시총을 그대로 추종하던 것에서 벗어나 동일한 종목으로도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한국KINDEX F15'와 '삼성KODEX15'가 상장되면서 현재 국내에는 모두 35개 ETF가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200이나 KRX100 뿐만 아니라 자동차, 반도체, 미디어통신, 은행, 증권 등 업종별 ETF와 중국, 일본, 브라질 증시에 투자하는 ETF까지 출시된 상태다. 국내 ETF 시장 규모도 4조원을 웃돈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이 성숙될수록 ETF 시장이 진화한다"며 "주식선물 뿐만 아니라 채권, 상품, 스왑(Swap) 복제, 레버리지, 인버스 등 앞으로 다양한 ETF들이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종금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도 ETF 시장은 성장하는 추세여서 글로벌 ETF 설정 규모는 8000억달러를 상회하며, 2007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새로 설정된 ETF는 19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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