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길'보다는 '가 볼만한 길'을 가라

이종학 (주)솔루션 부장 | 2008.10.02 12:31

[경력관리 A to Z]사회 초년병에 대한 조언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까지도 우리경제가 상당히 어려울 거라 예상하고 있다.

채용시장도 활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사업장이나 포지션의 특수성으로 여전히 시류를 타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상황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나마 기대되는 채용도 대부분이 신입보다는 안정적인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해 즉각적인 업무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경력직 위주로 진행중이다.

이런 현실에서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 사회 초년생들은 어떻게 취업을 준비해야 할까? 이미 여러 매체와 출판물을 통해 구직을 위한 각종 기술적 조언은 충분하리라 생각하며, 필자는 헤드헌터로서 그간의 현장 경험을 통해 이 어려운 시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회 신입생들께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사회 신입생들의 태도는 매사에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조심해서 나쁠 것 없지만 너무 몸을 사리다 보면 안으로 잦아들고 소극적인 태도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이는 채용담당자들이 기존 직원들과 달리 신입 직원들에 기대하는 패기넘치는 태도와는 분명 거리가 멀다.

신중하고 겸손하되 잃을게 없다는 적극적이고 당당한 태도로 임하기 바란다. 기업이 사회 초년병에게 거는 기대는 의외로 단순하다. 그들이 가진 능력으로 지금 당장 무얼 할 수 있는지의 판단보다는 그들이 앞으로의 인생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료 조직원들에게 어떤 태도로 임할 것인지, 그리고 배움에 임하는 이들의 열정과 긍정적인 자세를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과 당당하고 적극적인 생각을 가진 후보자는 눈빛부터 다르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반복되는 실패에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수십 군데에 원서를 넣고 탈락하기를 반복하다보면 자괴감에 몸부림칠 수도 있겠지만, 부디 좌절하지 않기를 바란다. 회사가 채용을 유보하거나 후보자를 탈락시키는 경우는 다른 후보자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후보자의 경쟁력과는 상관없는 외부 요인 등 우리가 짐작하는 것 이상의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이는 경력직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런 실패가 반복된다면 의욕상실과 자신감 저하 등 힘든 시기를 맞게 되겠지만 회사가 거절한 것은 ‘내’가 아닌, 그 당시 내가 제출했던 이력서라는 점을 명심하고 객관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메우고 경험이 필요한 부분은 채워서 충족시키면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눈앞의 취업만이 지상 과제인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이런 조언이 사치스러운 이상론으로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자기 인생을 크게 보고 직업을 선택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이제 더 이상 직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보장해 주는 시기는 지났다. 직장 혹은 직업이 그 자체로서 전부이기보다는 인생의 각 시기에 어떤 일들을 하면서 삶 전체를 만들어나가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대학교나 전공을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자신의 적성과 취미가 실제로 선택의 순간에 거의 반영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어쩔수 없다. 그게 현실이라면, 그렇게 대학과 전공을 선택했다면, 적어도 직업을 선택할 때만큼은 큰 안목으로 50대 이후의 삶을 구상하고, 그 시기에 밑바탕의 그림이 확연히 보이게끔 밑그림을 그리라고 당부하고 싶다.

물론 당장 발등의 불을 끄고자 직업을 우선 선택하고 현업에 있으면서 경력 관리를 하는 것도 방법이 될수 있다. 그러나 경력직 채용이 대세인 현재의 직업시장에서는 자신의 경력과 무관한 자기가 하고 싶은 업무를 택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나중에 후회하며 배운도둑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던 일을 전전하는 것 역시 당장 구직에 성공하지 못해 괴로운 것 만큼이나 고통스러울 것임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그러나 만약 멀리 내다보며 직장을 구하는게 어렵다면 호구지책으로 선택한 직장생활 틈틈이 현재의 직장 구조에서 은퇴하는 시기인 50이후 80세까지 건강이 허락하는 한사람의 자연인으로서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해보고 싶은 의미 있는 일을 할 준비를 해야한다.

그 일은 반드시 자기가 좋아서 재미있게 잘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하며, 이 일이 마침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인생에 의미있는 일이어야 할 것이다.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일을 하고 싶어 하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나를 찾아가는 탐구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멀리 산정상을 보고 가는 산행길은 잠깐씩 돌아가는 과정은 있겠지만 결국 정상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게 된다. 하지만 계곡과 오솔길로 그때그때 가기 좋은길만 골라가다 보면 목적지에 다다르지 못하고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인 것이다. 부디 성공적인 산행의 첫걸음을 잘 내딛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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