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투자 와인펀드, 여전히 부자고객 유혹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8.10.13 10:50

[머니위크 기획]우아한 재테크/ 와인

“한병에 3억원짜리 와인이 있다고?”

믿기지 않겠지만 이 같은 와인이 지난해 6월 등장했다.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31만700달러에 낙찰된 것이다. 고귀한 그의 이름은 ‘샤토 무통 로칠드 1945년산’. 거론되는 것만으로 가격이 두배나 뛴다는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에서 ‘밀레의 '만종'같은 맛’이 난다는 바로 그 와인이다.

최근 몇년간 와인열풍이 불면서 와인을 통한 재테크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시장에서 와인을 통한 본격적인 투자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와인 열기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아 유망 재테크 분야로 성장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렇다면 와인을 구입해 오래 묵혀둔다면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국내시장에서 와인 거래는 미미한 수준이다. 수입상을 통해 들여온 외국산 와인이 시중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판매에 집중돼 있다. 비노킴즈 등 몇몇 업체가 와인 경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대중화의 길은 아직 멀다. 소위 잘나간다는 귀족 와인만이 가치를 인정받고 호가를 높일 뿐이다.

만약 보관이라도 잘못 하는 날이면 아무리 '장맛' 좋은 와인이라 할지라도 값어치는 뚝뚝 떨어진다. 판매에도 걸림돌이 있다. 개인이 와인을 판매하려면 주류소매업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동호회에서 개인간 거래가 대부분이다. 개인의 직접투자 수익이 컬렉터의 만족감에 대한 보상 수준에 그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와인, 펀드로 투자한다

해외의 유명한 와인에 투자하는 간접투자방식의 와인펀드는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굿모닝신한증권이 유리자산운용의 '와인신의물방울주식투자펀드'를 판매해 화제가 됐다. 올 5월에는 삼성증권에서 공모형 실물펀드인 '도이치DWS와인그로스실물투자신탁'을 판매했다.

지난해 11월 SK네트웍스가 와인구매를 담당하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사모 그레이트 빈티지와인펀드’가 출시됐다. ‘런던국제빈티지거래소(라이브엑스)에서 거래되는 와인에 투자해 5년 뒤 돌려받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도 사모형 와인펀드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올 6월 말에는 국민연금이 사모형 와인펀드인 ‘베스트블렌딩사모특별자산 1호’에 약 200억원을 간접 투자해 화제가 됐다. 국민연금이 최초로 투자한 실물펀드가 와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와인의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만 간다.

임병준 국민은행 대치PB센터 팀장은 “와인 실물에 투자하는 와인펀드가 와인 애호가와 부자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서 사오면 세금 '폭탄'


해외에서 와인을 구입해 국내로 반입할 경우 주세, 관세, 교육세 등을 포함해 와인 값의 약 7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물론 수입품이나 구매 대행을 통하면 중간 마진이 추가돼 최종적으로 2배 이상의 가격이 형성된다. 가져와도 개인 상한선이 있어 1ℓ, 400달러 이하의 반입만 가능하다.

따라서 철저하게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수익성 보전 차원에서 현명한 선택이다. 와인펀드나 해외경매를 통해 해외에서 와인을 구입하고 해외에 있는 와인셀러(저장고)에 저장했다가 가치가 인정되면 되팔아서 이윤을 남긴다.

이종훈 신동와인 대표는 “국외에 투자하는 경우 금융권 등 전문업체를 통해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며 국내는 재테크 수단이라기보다 좋은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외국의 오래된 와인회사들은 와인의 투자기간을 최소 5년으로 잡고 있으며 가장 적당한 기간은 8~10년이라고 한다.

최근 2~3년 사이 와인 값이 급격하게 올라 단기간에 이득을 본 투자자들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본다. 장기적 관점에서 와인시장의 확대는 예견된 상태지만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와인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장원 비노킴즈 전략기획실 과장도 “단기차익를 기대하고 국내에서 와인을 구입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면서 “와인이 제조될 때 공동자금을 통해 투자했다가 2~3년 후 수익을 보는 와인펀드가 안전한 투자”라고 말했다.

앙프리머(en primeur 와인선물시장)라는 아직 병에 들어가지 않은 와인을 거래하는 시장에서 가격이 조정되면, 수년 후 당해연도 빈티지 평가에 따라 가격이 형성돼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1년에 2만원이면 저장 'OK'

그렇다면 해외에서 저장을 할 경우 비용은 얼마나 될까? 한 예로 와인판매를 겸하고 있는 영국의 오래된 저장회사는 12병들이 1케이스 보관비용을 1년에 약 2만원 정도 받고 있다. 국가별, 회사별 책정금액이 각기 다르지만 크게 부담가지 않는 수준이다.

게다가 병당 수십만에서 수천만원까지 구입하는 와인 애호가들에게 저장비용은 결코 큰 비용이 아니다.

저장상태에 대한 보장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재테크의 장벽이다. 빈티지에 따른 잔존량으로 상태를 유추하기는 하지만 외관상 식별이 어려워 개봉한 후에야 상태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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