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레터]최진실 자살, 정보지 '오비이락'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08.10.02 09:18
최근 증권가에서는 각종 정보지(속칭 찌라시)와 추측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니셜 때문에 범인 또는 가해자일 가능성이 제기되며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1일에는 ‘최진실 20억 사채설’을 유포해 경찰에 붙잡혔다는 용의자가 E증권사 여직원이라는 소식 때문에 유진투자증권(Eugene) 홍보실이 “우리와는 관련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측은 “루머라서 그냥 있으려 했는데, E라는 이니셜 때문에 문의가 빗발쳐 확인된 사실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최진실 씨가 탤런트 고 안재환 씨 관련 찌라시로 인해 세상을 달리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찌라시로 인해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팬텀 주식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 ‘누명(?)’을 쓴 애널리스트 K씨(37)가 최근 언론을 통해 적극 해명에 나섰습니다.

팬텀사 주가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보고서를 작성해 주겠다는 대가로 팬텀사 주식 3만주를 시세보다 할인된 가격에 장외매수한 전 H증권 애널리스트 김모씨(38)가 불구속기소 됐다는 보도 때문입니다.

김모씨는 당시 팬텀 주식을 주당 300원에 장외매수해 1400원에 매각, 총 3300만원의 차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정작 김모씨는 팬텀 관련 리포트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의심을 받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대신 오비이락(烏飛이梨落)처럼 열에 아홉이 전 H증권사의 김모씨를 K씨로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내가 봐도 나라고 생각하겠어요. H증권사 애널리스트 중에 팬텀 관련 리포트를 쓴 사람은 저 밖에 없으니까요.”

K씨는 당시 H증권에서 팬텀 관련 리포트를 3차례나 쓴 데다가 나이도 비슷해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결정적으로 증권사를 나와 2005년 12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팬텀의 전략기획이사로 근무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물어보나마나 김모씨는 K씨’가 되어버린거죠.

현재 코스피 상장기업에서 IR팀장을 맡고 있는 K씨는 “이번 일로 신뢰도가 무너져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라며 “나중에 (김모씨의) 실명이 공개되면 오해는 풀리겠지만 지금 너무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습니다.

어쨌든 애널리스트가 실제로 대가를 바라고 리포트를 쓴 사례는 없으니 다행이라는 K씨의 한숨이 안타깝게 들립니다.

찌라시를 보며 재미있어하는 동안 우리는 어느새 이들을 향해 무심코 돌을 던지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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