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제침몰' 우려가 현실로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0.01 15:49

단칸지수 5년만에 마이너스… 고용·생산지표도 최악

일본에서 '경기침체'(Recession)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연이틀 발표된 고용, 생산, 기업심리 등 모든 지표가 완연한 경기침체 상황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1일 3분기 대형 제조업체들의 단칸(단기경제관측조사) 지수가 '-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단칸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3년 6월 이후 5년만에 처음이며 이는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전기전자 등 일본 대형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단칸지수는 작년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급기야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대기업들이 '경기침체'를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발표된 산업생산과 고용 관련 지표도 사상 최악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일본 경제재정성이 발표한 8월 광공업 생산지수는 104.5로 전월 대비 3.5% 하락했다. 현행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IT버블' 붕괴후 생산위축 최대…고용동향도 4년래 최악
과거 기준까지 포함하면 'IT 버블' 붕괴 직후인 2001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당시 산업생산 감소폭이 3.8%였음을 감안하면 경기후퇴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 경기침체 여파를 반영하듯 수출용 자동차와 일반 기계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전체 산업생산 감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업들의 생산이 줄고 심리도 위축되면서 고용동향지수도 4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8월 실업률은 4.2%로 전월 대비 0.2%p 증가했다. 실업률은 2006년 6월 4.3%를 기록한 이후 2년2개월래 최고치다.

후생 노동성이 발표한 고용동향지수인 '유효구인배율'도 0.86으로 전달에 비해 0.03p 하락했다. 7개월 연속 내리막을 타면서 2004년 9월 이후 3년11개월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효구인배율은 구직자 1명에 대한 구인자의 비율로, 구직희망자 100명중 86명만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음을 뜻한다. 신규 구인건수는 20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21.3% 줄었다.


◇'경기침체' 예상 뛰어넘는 수준…앞날은 더 우울
지표로 드러난 일본의 경제위기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본 당국은 산업생산 감소폭을 1.6%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두 배 이상 큰 폭으로 줄었다. 증시 전문가들도 잇따라 발표되는 지표에 충격을 나타내고 있다.

다이와리서치의 와타나베 히로시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에 대한 일반적인 전망은 완만한 조정이었으나 본격적인 경기침체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더 충격적인 악재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생산, 기업심리가 모두 최악인 상황에서 믿을 것은 '소비' 뿐이지만 가계소비마저 둔화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8월 가계 소비지출은는 전년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후 전망도 우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증권사 모넥스의 무라카미 나오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고용 감소의 영향이 소비위축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며 "일용 소비재 가격이 인상되면서 구매력이 감소했고 소비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캐피탈은 모리타 쿄헤이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기업들이 10년래 최악의 경제성장 둔화와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과거 단칸지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때는 예외 없이 경제침체의 시작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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