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료원, '맞춤의학'으로 간다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8.10.02 08:45
삼성의료원 체제의 삼성헬스케어그룹이 맞춤의학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1일 삼성의료원에 따르면 삼성의료원이 지향하는 병원은 환자마다 자신의 특성에 맞게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다. 개별적인 명의가 많은 병원보다는 과학적데이터를 바탕으로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처방을 제시해주는 병원을 뜻한다.

삼성의료원 관계자는 "수백명의 명의가 환자를 대하며 쌓은 비책이 병원 차원에서 한곳으로 모아지고 있다"며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치료법이 표적치료이자 맞춤의학이며 그것이 삼성의료원 헬스케어시스템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맞춤의학'을 주제로 주최한 '제14회 삼성분자의학심포지엄'도 이같은 맥락에서 개최됐다. 심포지엄에서는 유방암 표적치료제 '허셉틴'과 신장암 표적치료제 '수텐'을 개발한 악셀 울리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부터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을 개발한 미국 제넨텍 나폴레옹 페라라 박사 등 저명한 인사들이 참석했다.

의료원 측은 이들을 모시기 위해 직접 미국에 찾아가는 노력까지 아끼지 않았고, 심포지엄 준비에만 1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삼성의료원 관계자는 "맞춤의학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많은 환자들의 데이터"라며 "환자 개인에 맞는 처방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환자들을 다뤄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병원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맞춤의학'은 유방암, 대장암 환자를 위한 치료가 아니라 개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같은 질병을 앓고 있다고 해서 다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아닌 만큼 오직 '나'만을 위한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허셉틴'이나 '아바스틴' 등을 맞춤의학의 시작으로 보는 이유도 정상세포는 그냥 두고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표적치료제'이기 때문이다. 표적치료제가 등장하기 전 항암제들은 정상세포와 암세포를 가리지 않고 공격해 머리가 빠지거나 구토를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상당했다. 점점 치료범위가 '표적'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맞춤의학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기업, 병원, 학교 즉 산ㆍ학ㆍ연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의료원측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료원은 산ㆍ학ㆍ연이 함께하는 '메디클러스터'를 기획하고 있다. 병원의 연구소와 의료진, 환자들, 임상시험센터에 기반해 표적치료제 등 맞춤의학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의료원 관계자는 "생명공학에서 헤게모니를 잡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발전할 수 없다"며 "시작한 이상 전세계시장을 선도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의료원은 삼성그룹 내 의료.바이오 등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8월 1일 정식 출범했다.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마산삼성병원, 성균관의대, 삼성생명과학연구소, 인성의과학연구재단 등 6개 기관을 총괄한다. 영문명은 '삼성헬스케어그룹(SAMSUNG HEALTHCARE GROUP)'이다.

↑삼성의료원 산하 삼성생명과학연구소가 9월 26일 삼성서울병원 대강당에서 개최한 '제14회 삼성분자의학 국제심포지엄'은 관련분야 전문가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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