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신성장동력 설 자리가 없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8.10.02 11:46

건설업계, 내년 사업계획 현상유지 검토

대형건설업체들의 내년도 사업계획에서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문구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터닝 포인트가 내년 말 이후로 예상됨에 따라 내년은 리스크 관리 강화와 현금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수익성이 담보된 안정적인 공사의 수주에 주력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각 대형건설업체들이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속속 착수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사업계획의 최대 화두는 리스크관리 강화와 현금유동성 확보, 해외사업장 관리 강화 등으로 모아진다.

대형건설업체들은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2007년부터 내년까지 3년째 리스크관리 강화를 최대 이슈로 꼽고 있다. 그만큼 건설·부동산 시장이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와 함께 현금 유동성 확보도 핵심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위기설과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금융시장이 위기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건설업체들도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면서 각종 건설·부동산 프로젝트의 추진이 지연되거나 운전자금 부족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해외사업장 관리 강화도 핵심 이슈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의 침체를 대신해 해외로 진출했기 때문에 매출과 수익 증대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공사 수익률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수익성 제고는 가장 현안이다.

특히 최근들어 조단위(10억달러 이상) 초대형 해외공사 수주가 많아진 만큼 본사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수주한 조단위 메가프로젝트는 관리 여부에 따라 하이 리턴(High Return)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본사 차원에서 지원하고 관리하는 방안으로 관리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익성이 담보된 안정적인 공사 수주, 매출 증대를 위해 지지부진한 사업장의 조기 사업화 등도 내년 사업계획의 핵심 항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대형건설업체들의 꾸준한 성장세를 뒷받침해오던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문구는 내년에는 보기 힘들 전망이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시점에서 무리하게 신규사업을 벌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대형건설업체들이 신규사업이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왔던 사업들의 상당수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태스크포스팀(TFT)이 해체되거나 관련부서로 흡수 통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체나 흡수통합까지는 아니지만 준비 작업을 마친 신규사업만 마무리하고 미래 아이템으로만 유지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한 대형건설업체는 2년 전부터 타운하우스, 오피스, 실버사업 등 다양한 신규사업에 대해 검토를 거쳐 최근 5곳의 용지를 매입했거나 매입을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이 건설사는 조만간 이 사업들을 조기에 사업화하고 이후 추가적으로 용지를 매입하지 않고 일단락할 계획이다.

또한 대형건설업계는 공모형PF개발사업와 관련 사업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무분별한 수주를 자제하고 기수주 사업의 조기사업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구상이다.

현준식 GS건설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도 건설·부동산시장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형건설사들은 수익성을 감안한 안정적인 매출 증대, 해외사업의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사업계획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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