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4분기엔 기대해도 될까?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0.01 08:12

실적악화 1540 한계 VS 위기 완화 추가상승

뉴욕증시가 5% 전후로 급등했다.
비록 전날 낙폭을 만회한 것은 아니었지만(다우 -777p→ +485p, S&P500 -106p→ +58p, 나스닥 -199p→ +98p) 사상최대폭의 대폭락 하루만에 급반등이 이뤄졌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주가 급반등 뿐만 아니라 채권·외환시장 동향도 정상화됐다. 2년 및 10년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각각 0.90%와 1.60%로 급상승하며 전날 낙폭 이상으로 올랐다. 달러인덱스는 80선에 육박했고 103.5엔대까지 추락하던 엔/달러 환율은 106엔선을 회복했다.

S&P500 변동성지수(VIX)는 40%선 밑으로 떨어졌고 전날 장중 50%를 넘기도 했던 나스닥 변동성지수(VXN)는 42%로 밀렸다. 분기말을 맞아 8%까지 치솟았던 하루짜리 리보금리는 무차별적인 차입의 후유증을 나타내며 막판 0.5%로 폭락했다.

BOA(+15.7%), 씨티(+15.6%), JP모간(+13.9%) 등 금융주는 물론 GM(+11.1%), GE(+10.4%) 등 제조업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대교 휴일(9월30일∼10월1일)로 인해 29일 부결된 금융구제법안이 오는 2일 통과될 것인지 아니면 이날 당장 미의회가 강행처리할 것인지 시점만의 문제일 뿐 수정안 승인은 기정사실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현행 10만달러의 예금보험 한도를 25만달러로 상향시키는 데 공화·민주 양당 대선후보가 모두 찬성한 상태기 때문에 일반 국민의 불안과 세금부담을 내걸면서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했던 정치인의 '반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증시처럼 코스피지수가 전날 강력한 복원력을 보이면서 1400선 바닥이 강화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악재가 수없이 돌출하고 있기 때문에 증시를 보는 관점이 따뜻해질 수는 없는 일이다. 금융위기가 실물위기로 전이될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는 한번 구겨진 7000억달러의 구제법안 위력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3분기 국내 주요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이 당초 전망보다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말 이후 1년 가까이 진행된 주가 하락세로 인하여 가격 조정이 일정부문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와 회복 기대 심리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기업 어닝의 뒷받침이 필요한데 오히려 상당수 업종의 어닝 전망치가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기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하향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어 이번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라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가스, 증권 등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증가율을 나타낼 전망이고 철강, 화학, 정유 등이 높은 이익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3분기를 정점으로 소재 섹터의 이익 증가율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실적개선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에 경기관련 불확실성까지 가세된 상황에서 어닝마저 둔화된다면 10월부터 증시 반등국면이 전개되더라도 3월 안도랠리보다 지속시간이 짧고 탄력도 약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구제금융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헤지펀드의 경우 11월 결산월을 전후로 펀드런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금융불안이 재연될 여지도 배제하지 못한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구제금융 법안 통과가 우리시장의 본격적인 반등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구제금융 법안 통과가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안정에 상당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확산에 따른 국내 실물경기 하락 본격화 가능성과 미국 금융회사들의 지속적인 자금 회수, 그리고 기업실적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당분간 내재가치(1540p)를 상회하는 주가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두 애널 모두 주가 고점을 1540∼1550p로 보면서도 대응 업종에 대해서는 유사한 견해를 피력했다.


성팀장은 "실적 호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주가 하방경직성이 강한 전자부품, 자동차, 통신 등이 시장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소연구원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글로벌 한계 기업의 최후 승자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모비스 같은 우량주를 현시점에서 분할 매수해 나가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권했다.

하지만 전날 금융위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취해졌고 정부당국이 전방위적인 안정대책을 내놓을 경우 시장은 예상외로 강한 상승세를 구가할 수도 있는 일이다.
최근 대차잔고가 감소하고 있고 대차잔고 상위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상회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은 그간 공매도에 휘둘렸던 시장이 정상궤도로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차거래를 통한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기매도인데 대차거래를 통한 주식 차입분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매도 자체가 전면 금지됐기 때문에 기존 대차거래분의 상환만으로도 엄청난 주식 매수세가 조성될 수 있는 일이다.

더욱이 글로벌 주식시장이 이미 극단으로 치달은 상태에서 더 이상의 극단으로 빠질 수 없다고 본다면 앞으로는 평균으로의 회귀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도한 동양증권 연구원은 '죽거나 여기가 바닥이거나'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모든 지표들이 양쪽의 극단을 달리고 있는 현재 시점이 시장의 바닥임을 강조했다.

그는 "만약 '더 극단의 꼬리’로 배팅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미국채 보다는 금이나 귀금속 등 실물자산의 보유가 더욱 바람직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발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경우에는 미국채 역시 무위험 안전자산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채마저도 회피 대상이 된다면 이는 미달러 약세를 의미한다. 이는 주식·채권·외환 등 3개 금융시장이 모두 몰락한다는 뜻이며 미국의 어떤 곳에서도 투자할 대상이 없는 글로벌 공황이 전개된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따라서 '더한 극단'을 추종하는 게 아니라면 '평균으로의 회귀'가 진행되는 쪽에 베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주장했다.

전날 초반 급락하던 콜옵션이 살아나고 폭등했던 풋옵션은 상승폭의 대부분을 내줬는데 다음주 옵션만기일 전으로 콜옵션 프리미엄이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이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재 풋옵션 대표변동성이 42% 수준인 반면 콜옵션은 28%까지 축소되어 있다는 점에서 지수 반등이 연장될 경우에는 10월 옵션만기일 전까지 콜옵션 프리미엄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풋옵션 변동성이 콜옵션보다 2배나 높다는 것은 시장이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뜻이다. 또한 콜옵션 프리미엄 상승이란 지수 상승을 의미한다.

1400선에서 바닥을 찍었지만 1540선 정도의 상승이 한계인 것인지 아니면 불안감을 안고 그 이상으로 상승세가 전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4분기 첫날인 10월1일부터는 과거의 악몽을 모두 잊고 새로운 희망이 물씬 넘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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