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777p "올 것이 왔을 뿐"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9.30 15:35
다우지수가 29일(현지시간) 사상최대폭 하락했다. 하락률은 1987년 블랙먼데이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777포인트 하락은 역대 최대였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올들어 22% 하락했다. S&P와 나스닥은 25% 하락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증시는 25~30% 하락률이다.

닛케이지수는 25%, 홍콩 항셍지수는 37%, 한국 코스피는 27%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56%, 베트남증시는 51% 하락률이다.

전반적으로 보면 중국과 베트남 증시의 하락이 압도적으로 큰 가운데 미증시가 29일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선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와 유럽 주요 증시보다 하락률이 덜하다. 달러 강세로 인해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33%로 늘어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주도한 미증시의 선방은 납득하기 어렵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를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고, 또 해외투자자들이 이 달러를 선호한다는 미국만이 갖는 경쟁력으로 밖에 해석할 길이 없다. 주가하락을 막으려고 유례없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인위적인 주가 방어 노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오히려 덜 하락하고, 또 아주 노골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식의 관치는 시간이 지나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기 마련이다. 마이너스 잭스팟은 대가의 일부분이다.

너무나 노골적이고 자국과 타국에 대해 너무나 상반된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미정부와 금융당국에 대한 시장의 응징은 길고, 깊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날 다우지수 구성종목중 하락률 1위는 아멕스였고, 2위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그 다음은 JP모간&체이스, GM, 씨티그룹 순이었다. 아멕스를 제외한 세 은행은 이번 위기에서 정부로부터 값진 선물을 하사받았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메이저 은행을 인수해 엄청난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이다. 위기에 몰린 GM은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이들의 주가 폭락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

미정부와 금융당국은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다. 금융주 하락을 막는다고 공매도를 전격 금지시켰지만 금융주는 보란듯 폭락했다. 근거없는 루머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고, 이를 의도적으로 유포시켜 이익을 보는 '사악한 투자자'를 응징하겠다는 당국의 명분은 궁색하기 그지없다. 이제 조지 부시 대통령, 헨리 폴슨 재무장관, 벤 버냉키 연준(FRB) 의장은 누구를 도둑으로 지목하고 욕할 것인가.

리먼 브러더스는 '민간 은행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청산시키고, AIG 메릴린치 와코비아는 '시스템 위기가 불가피하다'며 지원하면서 정부가 들이댄 기준에 대해 미국인 뿐 아니라 전세계 투자자가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다.

JP모간이 워싱턴 뮤추얼의 알짜 자산을 헐값에 가져가고, BOA가 메릴린치를 인수한 근거가 무엇인지, 막대한 모기지 부실을 선두에 서서 일으켜 지금의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를 주도한 씨티그룹은 와코비아를 인수할 자격이 있는지 투자자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 시쳇말로 뉴욕 월가의 거물 CEO들과 워싱턴 정가의 정치인 그리고 공무원들이 '짜고치는 고스톱' 판에 투자자들은 지금 분노가 이만저만 아니다.

주가하락으로 손실이 불어난 데다 공매도까지 금지당한 헤지펀드 업계는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성난 투자자들이 돈을 빼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된 구제금융의 바람이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어떤 개입과 부양책이 부결된 7000억달러 구제법안의 뒤를 이을 것인가. 이를 보는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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