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불가피한 자구책'vs'몰핀'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9.30 12:11

공매도 금지와 자사주 매입확대, 코스피 급락 방어

미국 의회의 구제법안 부결에도 불구, 코스피지수가 하락률 3%대에서 선방하는 배경으로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일정부분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공매도 금지조치는 일종의 진통제일 뿐 증시 안정을 위한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줘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내달 1일부터 코스피 코스닥시장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조치가 미국발 구제법안 부결의 후폭풍속에서 증시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이날 낮 12시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2.34% 하락률에 그쳐 같은시간 대만지수(5.46%)나 홍콩H지수(4.43%), 일본 닛케이지수(4.64%) 하락률보다 선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코스피지수 흐름은 매달 4조원이 넘었던 공매도를 원천 봉쇄한 정부 조치가 일정부분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코스피시장의 9월(26일까지 누적금액) 공매도 누적금액은 4조7064억원으로, 지난 7월(4조4732억원)과 8월(4조123억원)에 비해 급증하는 모습이다.

공매도가 한국증시의 차트를 망가뜨리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일부 종목의 경우 외국인들이 대거 공매도를 해놓은 상황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보고서가 쏟아져 공매도가 해당 종목 급락은 물론 코스피지수 하락을 부추긴 주범이라는 인식이 높았다. 환금성이 뛰어난 한국증시 속성을 이용한 외국인들의 공매도 세력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주 LG, 현대중공업, 하이트맥주, 신세계, 현대차 등은 외국인들의 공매도량이 전체 거래량의 6%이상을 차지하며 주가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위의 이번 전면 금지 조치로 공매도가 촉발했던 수급불균형과 심리적 압박이 상당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정부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투자심리 개선은 물론 외국인 매도 완화 등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당분간 공매도 금지가 어느정도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한도를 일일 1%에서 10%로 확대한 조치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단 자사주 매입은 해당 종목이 제한적이고 기업의 자금사정과 주가흐름 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그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정부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과연 투자심리 개선 외에 본질적으로 증시 급락을 막아주는 버팀목이 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미 지난 9월초 공매도 금지를 선언한 호주의 경우 공매도 이후 중기 주가흐름은 여전히 하락하고 있다"며 "일시적 효과 이상의 의미를 두기에는 역부족이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자본시장의 꽃인 주식시장에서는 상승과 하락 모든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대응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 게 맞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대 혼란기에서 이번 조치의 의미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번 조치가 제자리를 찾기 바란다"고 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