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1400, 마지노선을 사수하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9.30 11:14

심리적 지지선 지지에 의미부여…변수 많아 안심하기는 일러

생각보다 시장은 공포를 빨리 떨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제시한 구제금융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되는 충격으로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대낙폭인 777.68포인트 폭락했다. 나스닥지수도 9% 이상 폭락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30일 장초반 일시적인 하락세를 떨치고 1400선을 재회복한 뒤 오전 11시10분 현재 141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 전날 대비 5.5% 급락하며 1376.72까지 급락한 코스피지수는 1400선을 웃돌며 하락률을 3.0%대까지 줄였다. 개장 이후 1시간 30분여만에 2.5% 이상 낙폭을 회복하며 급락 공포감에서 다소 벗어나고 있다.

대량투매에 나설 것으로 관측됐던 개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가담하면서 지수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926억원과 53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의 선제적인 대응도 증시 불안을 완화시키는 데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전면금지로 대량투매에 대한 길을 봉쇄하면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도 1724억원에 그치고 있다.

기관 매수세 가운데 눈여겨 볼 대목은 기타법인의 매수 우위다. 일반적으로 기타법인에는 기업들의 주식 매입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자사주 매입규모를 하루에 10%로 확대한 대목이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기타법인으로 유입되는 순매수 규모는 오전 11시10분 현재 267억원. 이날 전체 기관 순매수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6거래일만에 순매수 전환이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완화로 싼 가격에 자사주를 사들여 경영권 방어 등에 힘을 쓸 여력도 생긴 셈이다.

일본 은행이 은행이나 증권 회사가 보유자금을 빌릴 수 있는 단기 금융시장에서 2조엔을 이날 공급키로 하는 소식도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

개장전과 장초반 1400선을 밑돌던 코스피는 금융당국의 선제적 조치와 기관,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400선을 웃돌고 있다.

'1400 이 마지노선'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모습이다.


1400선의 회복에 대해 심리적인 부분에서 의미부여가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가 1400선에서 버티는 의미는 크다"며 "1400선 초반은 2003년 이후 상승폭의 38% 내준 조정기간으로 이 수준만 지지하면 추세를 상실하지 않고 반등을 노려볼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1300선으로 주저앉으면 2003년 이후 추세는 유지해도 회복은 어렵다는는 공감대가 기관들 사이에 형성된 듯 하다"며 "1400선을 지탱하지 못하고 1300선으로 내려간 뒤 지수가 고착화되면 펀드를 중심으로 한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ㅏ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2006년 하반기 이후 가입한 국내외 펀드들 대부분이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1300선 아래로 지수가 고착화되면 기다리다 지친 투자자들의 환매요구가 거세지면서 수급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임 팀장은 "1400선이 무너지면 투신을 비롯한 기관들이 상당기간 고생할 수 있다"며 "다만 문제는 일본 닛케이지수가 4.5% 빠지고 싱가포르도 연저점을 깨뜨리는 마당에 1400선의 지속 강도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400선은 주가가 PBR 기준으로 장부가에 근접하거나 약간 웃도는 상황"이라며 "자산가치 측면에서 지지요인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미국에 비해 최근 선제적으로 대응한 측면도 1400선에서 버티게 하는 힘으로 보인다"며 "증시는 지금 저점 부근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시장참여자들에게 받아들여져 1400선이 지켜지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류용석 현대증권 주식시황팀장은 1400선에 대한 의미보다는 미국 의회가 결국 구제금융법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희망이 국내증시의 낙폭을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팀장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지만 미국의회도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수를 그나마 1400선 위로 떠받치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와 자사주 매입 확대 방안에 이은 또다른 조치 마련의 기대감도 낙폭 만회에 일조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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