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M&A는 대우조선 패자부활전?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09.29 17:14

인수후보 윤곽, 대우조선 M&A 후에나 드러날 듯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식관리협의회(옛 채권단)가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이 일단락되면 곧바로 하이닉스 매각을 시작키로 했다.

주주협의회 주간은행인 외환은행은 "지난 9월 5일 주주협의회에 상정된 '하이닉스 M&A 추진을 위한 매각결의 안건'이 주식관리협의회 소속 9개 기관의 100%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고 29일 밝혔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1년 10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옛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구조조정을 통해 2005년 7월 채권단 공동관리를 졸업하며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현재는 자체적인 자금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한 수준까지 재무건전성이 개선됐고 전세계 D램 시장에서 2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위를 지키고 있다.

주주협의회는 다음달 중순 국내외 투자은행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거쳐 매각 주관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매각 주관사가 선정되면 주관사의 하이닉스 실사, 인수의향서 접수, 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하이닉스에 대한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다음달 중순부터 시작됨에 따라 누가 새로운 주인이 될지에 관심이 쏠리지만 당장은 M&A가 성공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인수에 관심있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서 거론되는 후보 기업들은 대부분이 '타천'이다. LG그룹, SK그룹, 한화그룹, GS그룹, 현대중공업, KT 등이 인수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지만 이들 중 어느 곳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한 곳은 없다. 오히려 LG그룹 같은 곳은 그룹 최고 경영진이 직접 '관심 없음'을 수차례 밝혔을 정도로 하이닉스 매각에 대한 흥행이 쉽지 않다.


반도체 산업이 수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전형적인 장치산업인데다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자칫 투자를 잘못하면 인수한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국제 금융시장 상황상 인수후보들의 인수자금 조달도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주주협의회 내부에서도 매각작업은 시작하되 급하게 추진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이닉스 주가가 2만원 안팎까지 하락한데다 반도체 경기가 내년 하반기부터는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매각 작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수를 희망하는 그룹 입장에서는 지금이 인수의 최적기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대우조선 인수 후보 기업들과 하이닉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상당 수 겹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주협의회가 하이닉스 매각 시기를 대우조선 이후로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그룹이 인수 1순위로 '대우조선'을 꼽고 있기 때문에 대우조선에 떨어진 그룹들을 대상으로 사실상 '패자부활전'을 치르겠다는 얘기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대우조선 M&A가 끝난 후에야 하이닉스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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