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도 줄줄이 국유화 '구제의 시대'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9.29 15:32
7000억달러의 구제법안이 미 상하 양원 승인을 앞둔 가운데 영국 벨기에 독일 등 유럽의 유수 금융기관들도 정부에 의한 공적 자금 투입이 꼬리를 물고 있다. 모기지증권을 전문 취급하던 은행뿐 아니라 상업은행까지 이같은 국유화 궁지에 몰리고 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포티스는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베네룩스 3국으로부터 112억유로(163억달러)를 수혈받았다. 지난주 주가가 35%나 폭락하자 시장 신뢰회복을 위한 최후의 조치에서 국유화가 단행된 것이다.

벨기에 정부는 47억 유로에 포티스의 벨기에 사업부 지분의 49%를 인수할 예정이다. 네덜란드는 40억 유로를 들여 네덜란드 사업부 지분을 대거 확보하게된다.

룩셈부르크는 25억 유로를 대출할 계획이다. 이 대출은 이후 룩셈부르크 은행 지분의 49%로 전환된다.

포티스는 지난해 ABN암로 지주회사를 인수하면서 242억유로를 퍼부었고, 여기에 신용위기에 따른 신용손실이 겹쳐 자본이 고갈됐다. 역사적인 인수합병에 성공한지 일년만에 국유화에 몰리는 '희대의 해프닝'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포티스는 자금수혈과 더불어 ABN 암로 지주회사의 소매 은행 담당 계열사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다.

포티스의 모리스 리펜스 회장은 사임할 예정이며 해외에서 후임자가 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모기지업체의 브래드포드앤빙글리(B&B)는 앞서 지난주 국유화가 결정됐다. 영국 정부는 B&B에 돈을 맡긴 예금자들은 보호받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을 다독거렸다. 런던에 있는 BGC파트너스의 하워드 휠던 수석전략가는 "유동성 위험이 너무 커졌기 때문에 B&B에 대한 국유화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지지를 보냈다.

독일의 '하이포 리얼 이스테이트 그룹'도 국유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독일 금융당국자들은 이번 신용시장 붕괴로 하이포 리얼 이스테이스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고 지난 일요일 밤 늦게까지 구제금융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AIG와 리먼 브러더스, 워싱턴 뮤추얼에 이어 유럽에서도 심각한 위기에 몰린 금융기관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위기는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것으로 관측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와코비아와 포티스의 위기처럼 신용경색이 대형 상업은행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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